증권
현오석 부총리 잇따른 설화
입력 2014-01-23 15:03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성난 민심을 자극하는 발언들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카드사태 불똥이 경제팀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현 부총리는 2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새해 첫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에서 "어제 제가 소비자 정보제공에 대해 말한게 일부 언론에 보도됐는데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보다 하루 앞선 22일 현 부총리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고려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하는데, 현명한 사람은 이를 계기로 이런 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 부총리는 또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 줬지 않느냐"라고도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그는 23일 "현재 금융소비자의 96%가 정보제공 동의서를 잘 파악하지 않는 관행을 지적한 것으로, 금융소비자도 앞으로 거래 시 좀 더 신중하자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였다. 그러나 오히려 해명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현재 각종 카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정보제공 동의를 하지 않으면 절차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강제 동의'가 많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지난 22일 대책을 발표하면서 "해당 관행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총리가 이런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공무원들의 잘못보다는 국민들의 잘못이 크다는 취지로 말한데 대한 비난이다.
정치권에서는 강력한 반발 성명들을 내놨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피해를 입고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어리석은 사람이라 지칭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치부하고 자기 사람 감싸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도 "우리는 정보의 제공에 동의한 것이지 정보의 유출에 동의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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