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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도 봅슬레이” 원윤종의 잠 못 이룬 ‘소치행’
입력 2014-01-23 06:16 
한국 남자 봅슬레이의 에이스 원윤종이 첫 출전을 앞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대한 간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잠 자려면 봅슬레이 생각하면 안 돼요.”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29)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꿈에서도 소치 봅슬레이 트랙을 타는 꿀 정도로 머릿속에는 오직 봅슬레이 생각 뿐이다.
원윤종은 지난 22일 캐나다‧미국 전지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처음 나서는 올림픽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원윤종은 소치올림픽에서 15위권에 드는 것이 목표”라며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는 랭킹 10위권 안에 드는 팀은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현재는 순위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만 하면 해볼만 할 것 같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원윤종은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에이스 파일럿이다. 봅슬레이에 입문한 뒤 4년도 되지 않아 한국 봅슬레이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소치올림픽 2인승과 4인승에 모두 출전하는 원윤종은 지난해 3월 아메리카컵에서 한국 봅슬레이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올 시즌에는 종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소치올림픽을 앞둔 원윤종은 이미지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먼저 부담을 덜고 욕심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소치올림픽에서는 많은 욕심을 부리기보다 우리가 준비한 것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부담이 있지만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혼자서 레이스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에 대한 긴장감을 덜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마음가짐이다.
원윤종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소치올림픽 트랙이다. 난이도가 낮은 일반적인 트랙이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된다. 그는 소치 트랙이 무난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실수를 많이 하지 않는다. 절대 실수를 하면 안된다. 그래서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머릿속에 레이스를 그려본다. 첫 푸시가 상당히 중요해 그것만 잘하면 좋은 결과도 나올 것 같다”고 철저한 마인드 컨트롤에 들어갔다.

원윤종은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은 물론 눈을 감고 잠을 자는 순간에도 봅슬레이를 타고 있다. 그는 자기 전에도 소치 트랙 생각만 하면 잠이 안 와서 걱정이다.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아야 잠을 잘 수 있다. 그런데 꿈에서도 또 나와 몇 차례 트랙을 타는 꿈을 꾸기도 했다”며 피식 웃었다.
원윤종은 최근 부쩍 늘어난 봅슬레이에 대한 관심에 힘을 얻고 있다. 그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봅슬레이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컸다. 예전엔 기사를 봐도 댓글이 없었는데 요즘은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힘이 된다”며 마음의 짐을 다 이겨내고 실수 없이 가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강원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및 육상 훈련으로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 뒤 다음달 1일 격전지인 소치행 비행기에 오른다. 원윤종 뿐 아니라 봅슬레이 남녀대표팀 모두 ‘소치의 기적을 꿈꾸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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