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찬 적기로 유명한 한정식집…야박해도 입소문 탄 비결은?
입력 2014-01-22 16:33 

"20첩 반상이 나오는 한정식집을 방문했는데 도저히 한 사람이 먹을 양이라고는 생각이 안 됐어요. 게다가 조기는 식어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죠. 딱 세 숟가락을 먹고 그 식당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한정식 업체 에코랑 안노찬 대표는 2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유명 한정식집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 식당에서 얻은 교훈 때문에 에코랑은 손님에게 음식을 '많이' 드리기보다는 '좋은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손님이 건들이지도 않을 반찬을 내놓았다 다시 다른 손님상에 올려놓는 이른바 '재활용'을 하느니 처음부터 적당량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음식량이 적다며 한마디씩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손님이 더 드시고 싶은 반찬은 리필(refill)해 제공한다"며 "야박한 것 같지만 낭비 없이 푸짐하게 드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에코랑의 한 상은 나물과 물김치 등으로 구성돼 정갈했다. 하지만 연어스테이크, 보쌈, 떡갈비 같은 메인 메뉴 10가지 중 1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 넉넉하게 먹는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안 대표는 "음식을 남기는 것이 싫어 메뉴를 최대한 합리적으로 구성하려고 했다"며 "기본 반찬의 종류를 10일 간격으로 자주 바꾸는 것도 에코랑의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밖에서 식사를 하지만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점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1만원대 가격으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한정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안 대표의 목표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 아빠가 자주 찾을 수 있는 적당한 가격의 식당을 만들고 싶다"며 "가격과 다양한 메뉴 구성, 그리고 맛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낮은 가격이라도 '싸구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기농 농법으로 키운 쌀에 7가지 잡곡을 섞여 지은 밥은 소박한 질그릇에 담겨 손님상에 올라왔다.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은 낮은 편이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안 대표의 바람이 반영됐다.
수원 광교에 2번째 매장을 내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그에게 비결을 묻자 안 대표는 "티몬 등 소셜커머스의 역할이 컸다"고 대답했다.
안 대표는 "쿠폰을 보고 경기도 같은 먼 지역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있었다"며 "관심이 있어 찾아오는 사람들인 만큼 주된 고객층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할인된 가격에 식사를 하고 가더라도 그 손님이 다음엔 단골이 돼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음식에 대한 자신감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맛있게 먹는 음식점을 만들어 에코랑을 프랜차이즈화하고 싶다"며 "맥도널드처럼 한식을 전 세계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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