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장24시] 음식물쓰레기 침출수가 친환경 비료?
입력 2014-01-21 20:00  | 수정 2014-01-21 20:50
【 앵커멘트 】
한 음식물 처리업체가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폐수를 논밭에 뿌리고 있습니다.
친환경 비료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엄연히 불법 폐기물입니다.
이병주 기자가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 기자 】
지난 주말, 경기도 일산의 한 농촌 마을.

방수복에 마스크까지 한 남성이 붉으스름한 액체를 논 위에 쉴새 없이 뿌립니다.

조금만 가까이 가도 역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확인 결과, 이 액체는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온 침출수.


하루 동안 이곳에 뿌려진 양만 백여 톤에 달합니다.

서울 최대규모인 서남물재생센터에서 하루 취급하는 음식물쓰레기 침출수양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작업이 끝난 논을 3일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하지만 논 주변에선 여전히 심한 악취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음식물 침출수를 뿌린 인천의 한 음식물 처리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업체는 특수한 효소를 이용해 발효과정을 거친 비료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업체 관계자
- "(음식물) 침출수를 가지고 미생물을 넣어서 이 액체를 만든 거예요."

하지만 정부는 이미 지난달에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온 침출수를 비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바다에 버리는 것이 불법이고 정화처리를 하는데 비용도 많이 들다 보니 업체가 꼼수를 부리는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심지어 농가에는 일반 비료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농지 주인
- "(그 액체를 뿌린) 쌀이 더 맛있다고 그러더라고. 금액으로 하면 (기존 비료보다) 상당히 비싸죠."

전문가들은 음식물 침출수의 염분이 강해 논밭이 망가지고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배재근 /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 "고농도 폐수가 농지로 유입되면 식물장애를 일으키게 되고요. 하천에서는 부영양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음식물 폐기물이 섞인 쌀과 물이 우리 밥상에 오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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