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災에 옴짝달싹 못하는 코스피
입력 2014-01-21 17:15  | 수정 2014-01-21 20:01
코스피가 새해 들어 1950선 전후 좁은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지루한 박스권에 갇힌 것은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기 하강세 장기화 등 세 가지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순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11포인트 상승한 1963.8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연초 이후 최고점은 지난 2일 1967.19, 최저점은 지난 10일 1938.54였다. 올해 들어 3주 동안 코스피 고점과 저점 차이가 불과 30포인트도 나지 않은 셈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이 지난해 말 전망치 대비 15~20%가량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기업들 실적은 더욱 염려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2월 중순까지는 투자 주체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과 24일로 예정된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는 4분기 어닝 시즌의 '운명의 이틀'이 될 전망이다. 두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1ㆍ2위 종목으로 국내 증시 향방의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23일에는 LG디스플레이, 24일에는 기아차 삼성SDI 등 IT와 자동차 업종의 다른 주요 종목도 이 시기에 실적 발표가 집중돼 있다.

오는 29일(현지시간) 열릴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를 추가 축소하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 역시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하는 이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월 650억달러로 현재보다 100억달러 축소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 구성에서 매파가 힘을 얻고 있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정적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7%로 3분기(7.8%)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경기 하강 추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염려도 시장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금리 상승과 신용리스크가 가장 큰 문제"라며 "상반기 안에 중국이 신용리스크 해결을 위해 유동성을 축소하든 규제를 강화하든 조치에 들어간다는 게 국내 증시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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