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17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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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매각 자문사 자리를 놓고 회계법인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매물들이 대체로 '알짜'라는 평가에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까닭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와 동양그룹은 현재 동양증권, 동양매직, 동양파워, 동양파일 매각을 결정하고 매각 자문사 선정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한꺼번에 4개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회계법인들의 매각 자문 수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빅4'로 불리는 삼일PwC, 딜로이트안진, 삼정KPMG, EY한영 외에도 대주, 지성, 한울 등 주요 회계법인들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나선 것이다.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M&A는 일반 증권사들보다는 주로 회계법인들이 매각 자문을 맡는 까닭에 이들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 것은 동양증권으로 지난 6일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이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다. 매각 주관사 선정 입찰에는 안진 외에도 삼일PwC와 대주까지 총 3개 회계법인이 참여했다. 입찰 과정중 기존 동양증권의 기업 감사를 맡았던 삼일이 입찰에 참여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졌고 삼일은 결국 이 문제로 심사에서 탈락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감사인이 매각 자문을 맡는 것은 드문 일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사안은 아니다"면서 "피해갈 수 있는 문제지만 워낙 경쟁이 붙은 상황이라 여기저기서 뒷말이 많이 나와 법원이 문제의 소지를 줄이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동양매직은 지난 14일 매각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서(RFP)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선정 심사에 들어갔다. 삼일, 삼정, 안진 '빅3' 회계법인외에 삼성증권까지 총 4개사가 참여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동양파워와 동양파일 역시 다음주 초까지 RFP를 접수하고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회계법인이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번 동양 딜들은 상대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곳이 많다"며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인수 자문보다는 매각 자문을 맡는 것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선호된다"고 전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바로 '수수료 덤핑' 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회계법인이 저가 수수료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워낙 싸게 후려치는 곳이 있어 수수료 경쟁이 힘들다"며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모두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동양그룹 나머지 3개 계열사들의 매각주관사는 내달초쯤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회계법인들간 실적 및 자존심 경쟁의 최종 승자는 어느 곳일지 주목된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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