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제주항공(대표이사 최규남)이 오는 25일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동북아시아 최고의 LCC를 목표로 2005년 1월 25일 설립된 제주항공은 2006년 취항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제주항공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그 대표적인 성과는 여러 후발항공사의 시장 진입에 따른 ‘마중물이 돼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구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제주항공은 1월 현재 제주기점 서울과 부산, 청주 등 국내선 3개 노선과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홍콩, 괌 등 11개 도시에 15개의 국제선 등 모두 18개 노선에 하루 평균 85편을 운항하고 있고, 올 한 해 국내선과 국제선에 모두 619만석을 공급할 예정이다. 취항 첫 해였던 2006년 36만석보다 17.2배 늘어난 규모다.
운임을 지불한 여객 기준으로 지난해 459만1000명을 수송해 하루 평균 1만2600명을 태운 제주항공은 국내선 평균 86%, 국제선 평균 78%의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2006년 이후 연평균 52%의 여객 성장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상반기 중 국내 LCC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탑승객 2000만 명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예정이다.
현재 13대의 보잉 737-800(좌석 수 186~189석)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이 같은 사업계획에 따라 올 한해에만 7대의 항공기를 추가도입하며, 초기 도입된 3대의 항공기를 반납해 연말까지 모두 17대의 기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LCC 처음으로 매출 5000억 원 시대 개막
올해 제주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의 신규 취항 및 증편 등 시장 확대를 통해 지난해 잠정 매출액 4320억 원 보다 약 1000억 원 많은 53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LCC 가운데 처음으로 5000억 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취항 첫 해 118억 원보다 45배 늘어난 수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제주항공은 ‘선도적 LCC로서 비즈니스 모델 정체성 강화를 전략목표로 정했다”며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과 시장 지배력 강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넘버원 LCC와 ‘대한민국 3대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극복”
제주항공은 이 같은 외형과 내실이 모두 성장하기까지 취항초기에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항공사 운영경험 부족에 의한 내부요인은 물론 다양한 규제와 견제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사내에 실패를 지식으로 축적하는 기업문화와 시스템이 바탕이 됐다.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는 서울~부산 노선 운항 중단을 경험한 제주항공은 시장분석의 노하우와 대응능력을 학습했고, 이 같은 경험은 시장에서 제주항공의 실패를 예상했던 괌 노선에서 기존항공사들을 모두 제치고 M/S 1위에 오를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은 실패를 실패로 끝냈다면 현재의 제주항공은 없었을 것”이라며 실패사례를 지식으로 축적할 줄 아는 조직구성원들이 양성되면서 다른 어떤 경쟁사보다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고, 이는 결국 후발항공사와의 간격을 멀찌감치 벌릴 수 있었던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넘버원 LCC의 원동력은 행복경영
여기에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가 한 몫을 했다. 애경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신한 최고경영진은 2010년 하반기 이후 흑자기조로 전환되기까지 무모하다는 일반의 평가를 뒤로 하고 지속적인 증자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취항초기 누적적자로 고전하고 있을 때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안용찬 부회장의 지시로 제주항공 전사차원에서 시작한 ‘행복경영은 구성원 간의 신뢰를 쌓고 팀워크를 다지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행복경영은 칭찬경영, 독서경영으로 이어지면서 조직과 구성원의 이른바 정신운동으로 자리잡았다. 매달 초 실패사례 극복이나 사소하지만 업무개선의 기초가 된 성과를 올린 직원을 선발해 포상하는 ‘웰던(Well Done) 시상식이 바로 칭찬경영의 대표적인 사례. 이 칭찬경영은 칭찬의 장이자 CEO와 임직원이 주요 경영방침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발전했다.
또 독서경영은 전 임직원들이 매달 자신이 읽고 싶은 책 한 권씩을 회사가 지원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규남 사장은 임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즉 행복한 기업문화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안정적인 미래 성장기반”이라며 지난 9년 동안의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이제는 제주항공 만의 독특한 문화와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열살이 된 중견항공사로서 내부고객의 자부심은 물론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