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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장원삼, “대박 계약 부담 되지만...”
입력 2014-01-21 06:27  | 수정 2014-01-21 07:08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장원삼이 FA 장기계약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장기 계약이 부담 되지만 또 기대도 됩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장원삼(31)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4년 6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투수 역대 최고액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자칫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곧바로 사비를 털어 태국에 개인 캠프를 차렸다. 팀 후배인 심창민도 함께했다. 좋은 일에도 앞장섰다. 매년 용품과 장학금을 지급해오던 모교들에 모두 시원하게 기부를 했다. 지역 불우 이웃에게도 거금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이 알려진 것이 ‘남들 다 하는 일인데 생색내는 것 같아서 민망하다는 장원삼이다. 4년간의 계약 기간 동안 스스로 흐트러질 것을 걱정했다. 또 자신이 투수 장기계약의 모범 사례가 돼 후배들에게도 길을 터주고 싶다는 것이 장원삼의 마음이었다.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진행되고있는 삼성의 1차 전훈 중 장원삼을 MK스포츠가 만났다.


뜨거운 겨울이다. 몸은 어떤 상태이며 괌에서의 훈련은 어떤가
아픈데도 없고 몸 상태는 좋은 것 같다. 그런데 5년째이지만 괌의 이 더위는 잘 적응이 안된다. 나이를 먹었는지 이렇게 운동을 하고 나면 몸에 힘이 없다.(웃음)”
(이날 괌의 낮 기온은 30도에 육박했다. 오전 내내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장원삼이었다.)

지금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둬서 훈련을 하고 있나
체력이다. 스태미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실 지난 시즌에는 유독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아무리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도 체력이 떨어지면 제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다. 이번 시즌에는 공을 많이 던지려고 체력 훈련, 자전거 타기, 런닝, 웨이트 등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은 만족스럽나. (장원삼은 지난해 27경기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을 기록했다.
만족할 수 없다. 개막하고는 좋았다가 그 다음에는 나쁘고, 그 다음 달은 좋았다가 하는 일들이 반복됐다. 그리고 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면 보통 내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도 그랬다. 특히 마인드 컨트롤 부분에서도 아직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주위에서 지적해주는 부분인데, 내가 마운드에서 아직 감정을 다스리지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나도 그 점을 공감했고 겨울에는 멘탈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고, 체력을 보강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삼성과의 장기계약 과정이 깔끔했다.
오래 끌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이 팀에 작년까지 5년간 있으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 주위에서 내가 시장에 나가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내가 계약을 맺은 후에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사실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FA가 내게는 처음 있는 일이라 고민도 있었지만 팀에 남고 싶었다. 거기다 구단도 내 자존심을 살려주는 대우를 해줘서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 원래 내가 그런 성격도 아니고, 삼성에 오면서 투수 장원삼도 잘 풀렸다.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해봤고 여기(삼성)가 편했다.”

장기계약의 부담감도 따를 수밖에 없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부진하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먼저 든다. 그리고 계약이 보장돼 있다고 내가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나태해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동시에 4년 동안 내가 잘해서 흔치 않은 투수 FA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야수들은 그런 경우가 있지만 투수는 많지 않았다. 또 투수 어깨는 소모품이라는 이야기를 흔히 하는데 그런 편견을 깨고 싶다. 내가 FA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 줄수 있는 모범사례를 만들고 싶다”

지난해 꿀맛같은 휴가도 반납하고 태국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장원삼은, 괌 1차 전훈에서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요즘 선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것이 정말 민망하다.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원래 다른 선수들도 다들 하고 있는 일인데 알려지지 않았을 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에 크게 알려져서 자칫 생색내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렇다. 원래 이런 일들은 남들 모르게 조용하게 해야하는데...사람들 생각이 모두 다르니까 좋게 봐주시는 분도 있겠지만 자칫 안좋게 보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원래 모교에도 매년 크게는 못해줬지만 야구용품과 장학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번에 장기계약도 했는데 치사하게 그냥 넘어가는 것도 그래서 조금 더 많이 냈다(웃음). 다른 이웃들한테 기부하는 것은 겨울이 되면 가족과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한다. 남들도 다 하는 일이다.”

그렇게 기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서로서로 다들 좋은 일이 아닌가. 사실 그렇게 하고 나면(기부) 나도 참 기분이 좋다.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어서 기쁘고, 도움을 받은 사람도 작은 도움이지만 기쁠테고...후배들이 그 도움을 받아 또 잘 성장해서 프로야구에서 활약한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닌가.”

오승환 없는 삼성 마운드에 대한 걱정도 있다.
비중이 컸다. 하지만 (오) 승환이 형 없다고 삼성이 야구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 자리를 메울 훌륭한 투수들이 있고, 또 남은 투수들이 힘을 합치면 지난해보다 삼성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올해 목표는?
일단 장기계약 첫 해이기 때문에 안 다치는 것이 첫 번째다. 다른 목표들을 이야기 한 적도 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사실 투수한테는 그 점이 가장 영광스럽고 또 선발투수의 의무 중에 그것이 팀에 제일 많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신인 때 183⅓이닝을 소화했는데 최근에는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올해는 열심히 해서 내 최다 이닝 기록을 깨고 싶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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