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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손아섭, 2014 화두는 ‘장타’
입력 2014-01-20 06:01 
포효하는 손아섭. 그는 한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 수 있는 타자를 꿈꾸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 하지만 이 남자의 변신도 무죄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손아섭(26)이 2014시즌 장타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손아섭은 지난 15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떠나기 앞서 올 시즌 목표를 밝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장타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다. 2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간 ‘안타왕의 장타자 선언은 신선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유는 분명했다. 자기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나는 팀 승리를 안겨 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단지 팀 승리에 도움을 주는 선수였다”며 자신을 돌아봤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손아섭은 지난해 128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4푼5리, 11홈런, 69타점, 83득점, 36도루를 기록했다. 172안타를 터뜨리며 최다안타 1위에, 타율과 도루에서는 모두 2위에 올랐다. 장타율도 4할7푼4리로 10위에 올랐다. 이 정도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셈이다.
그러나 손아섭의 생각은 달랐다. 홈런은 직접 팀 승리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논리였다. 지난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점도 장타자로 변신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이유 중 하나였다. 지난해 마땅한 4번타자가 없었던 롯데는 시즌 내내 장타력 부재에 시달려야 했다. 붙박이 3번 타자였던 손아섭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손아섭이 장타자로 변신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택한 것은 바로 체중감량.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15개)을 터뜨렸던 2011년 몸무게인 82kg에 맞추기 위해 비시즌 기간 동안 많은 신경을 썼다.

또한 타격폼을 수정할 계획도 세웠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하체를 이용하는 스윙으로 바꾸려고 한다. 지난해까지 상체 위주의 스윙으로 공을 맞히는데 중점을 뒀다면, 하체를 이용해 타구에 체중을 실어 타구를 멀리 보내겠다는 뜻이다. 손아섭은 시범경기까지는 변화된 폼으로 해 보겠다”고 밝혔다.
손아섭의 장타자 변신 선언에는 묘한 신뢰감이 간다. 그가 끊임없는 노력으로 진화해 온 선수이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한다면 꼭 해냈다. 과거 목표로 내세웠던 3할 타율, 최다안타를 모두 성취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많이 뛰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또한 도루 36개로 실천했다.
개인적인 성적을 떠나 팀 성적 부진에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스스로에 대한 매서운 채찍질을 한 손아섭. ‘2014 손아섭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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