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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원했던 구자철-마인츠 ‘윈-윈’
입력 2014-01-18 20:27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 마인츠로 이적했다. 마인츠는 그를 원했던 팀이고, 그가 뛰고싶던 팀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구자철(25)도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새 소속팀은 박주호(27)가 뛰고 있는 마인츠 05다. 구자철이 뛰고 싶었던 팀이고, 구자철을 원했던 팀이다.
마인츠는 18일 오후(한국시간) 클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자철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완전 이적이며, 계약기간은 2018년 여름가지로 4년 6개월이다.
이적료는 마인츠와 볼프스부르크의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의 앞선 소식을 고려하면, 300~400만유로 사이로 추정된다.
자금력이 크지 않은 마인츠가 구자철을 영입하기 위해 통 크게 쏜 셈이다. 앞서 영입 실패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마인츠가 구자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계약기간에서도 잘 드러난다. 20대 중반의 아시아 축구 선수에게 3년 안팎이 아닌 4년 6개월이라는 장기 계약을 했다. 그만큼 구자철을 주축 선수로 아낀다는 것이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성장을 위해 볼프스부르크에서 벗어나려 했다. 물론 현재 클럽 경쟁력만 고려하면, 볼프스부르크가 마인츠보다 더 우위다. 볼프스부르크는 5위, 마인츠는 9위다. 4계단 차이지만 볼프스부르크는 4위 도르트문트와 승점 2점차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당장 ‘큰물에서 뛸 기회는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 성장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주전 경쟁은 치열했고, 출전 기회를 잡기가 여간 어려웠다. 구자철은 더 많이 뛰면서 부딪혀 배워가기를 원했다. 또한, 4년 6개월의 장기 계약처럼 긴 안목으로 봤을 때 마인츠는 발전 가능성이 높다. 공격 지향적이면서 모험적인 투헬 감독은 독일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지도자다. 지난해 9월 마인츠의 경기를 지켜본 차범근 SBS 축구해설위원도 엄지를 치켜 들 정도였다.
팀 내 위상도 높아졌다. 출전 기회 보장은 물론 팀 내 중심축으로 대우하고 있다. 마인츠는 오래 전부터 구자철의 영입을 꾀했다. 하이델 단장은 구자철을 영입하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했다. 그는 마인츠의 전력을 강화시켜줄 이상적인 선수다”라며 칭찬했다. 투헬 감독도 구자철을 마인츠 스타일에 딱 맞는 선수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구자철로서도 보다 마음 편히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됐다. 마인츠는 볼프스부르크와 마찬가지로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쓴다. 볼프스부르크 시절 구자철은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A대표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그는 다른 두 임무에 꽤나 어려움을 겪었다. 다재다능했지만, 좀 더 한 우물을 파야 할 때였다. 구자철 스스로도 공격형 미드필더 쪽에 더 무게를 뒀다. 마인츠에선 그가 원하던대로 보다 공격적인 임무가 주어진다. ‘맞춤 옷을 입는 것이다.
구자철의 마인츠행은 윈-윈이다. 구자철도 좋고, 마인츠도 좋다. 이제 제대로 날아오르는 일만 남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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