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기신도시 미분양이 팔린다
입력 2014-01-17 15:53  | 수정 2014-01-17 19:57
전세금 급등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에 그동안 '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던 수도권 주요 2기 신도시 지역 아파트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 파주 김포 양주 등 그동안 적체가 심했던 2기 신도시 지역 4곳의 미분양이 지난해 7월 1만1311가구, 9월 1만61가구, 11월 8678가구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전세금이 급등하는 서울을 피해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가 늘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정부 정책발 부동산 훈풍을 기대하면서 미분양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 일대 전세금도 매매가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하면서 추가적인 매매 수요 역시 자극받고 있다.
먼저 동탄신도시에 공급이 많았던 화성시는 지난해 7월 4011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급격히 소진되면서 11월에는 2111가구로 줄었다. 4개월여 만에 2000여 가구가 팔린 셈이다. 이어 김포한강신도시 때문에 미분양 골머리를 앓은 김포시는 지난해 7월 4491가구에서 11월 3771가구까지 줄어들었다. 북부권인 파주는 9월 2807가구까지 미분양이 늘어났지만 11월 2665가구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다만 광교신도시가 행정구역에 포함된 수원시의 경우 미분양이 7월 1089가구에서 9월 1028가구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11월에는 2158가구로 두 배가량 뛰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0월께 수원시에 2000가구 이상 아파트가 공급됐기 때문으로 한 달에 1000가구 이상이 분양 계약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분양이 줄어들면서 2기 신도시 매매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화성시는 작년 8월 0.07% 하락을 끝으로 9월 0.05%, 10월 0.13%, 11월 0.23%, 12월 0.03%로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 수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파주와 김포도 8~11월 소폭 상승했다.
분양가 대비 매매가가 더 빠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체면을 구겼던 경기도 일대 2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웃돈마저 형성될 정도다.
그동안 '미분양 무덤'으로 불린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일대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동산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양삼송 호반베르디움21단지' 전용 84㎡ 매매가는 2012년 가을 입주 초기 3억5000만원 선으로 분양가 3억8000만원에서 10%나 빠졌다가 최근 가격이 수직 상승하면서 4억1000만원까지 올라섰다. 인근 원흥동 '계룡리슈빌' 전용 85㎡도 작년 말 분양가 3억8000만원을 회복한 뒤 3억9500만원까지 상승했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서울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이전되면서 기사회생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푸르지오' 전용 59㎡는 2011년 2억3000만원 선에 분양됐다가 시세가 2억원 밑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매수가 속속 이뤄지면서 분양가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지난해 7월 김포에 미분양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김 모씨는 "분양가 대비 20%가량 하락하면서 전용 84㎡가 서울 전세금 수준보다 싼 2억5000만원까지 떨어지자 바닥이라는 생각에 매입을 결정했다"며 "신도시가 점차 자리를 잡고 있고, 도시철도가 착공되면 매매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이달 들어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도청 이전 문제로 속앓이를 하던 광교신도시는 서울권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분양가보다 3000만~7000만원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심지어는 프리미엄이 최대 1억5000만원 붙은 곳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광교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는 분양가(3억80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고, 비로열층도 분양가보다 7000만원이 높다.
도로ㆍ지하철 개통으로 서울 중심인 도심과 여의도, 강남 등으로 이동이 편리해졌다.
학교 쇼핑센터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데다 전세난까지 더해져 매매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다.
장현창 삼성증권 SNI지원팀 차장은 "당장 미분양이 아직 남아 있고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수선하지만 지역 개발이 함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대단지 중심으로 접근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2기 신도시에 화색이 도는 배경에는 정부의 8ㆍ28 부동산대책 효과와 전세금 폭등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전세금은 지역별로 매달 오르면서 매매 수요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 화성ㆍ수원ㆍ파주ㆍ김포 등은 7~10월 매달 최소 1.5%에서 최대 4%가량 올랐다.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인 전세가율은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화성은 72.12%, 수원은 68.63%까지 치고 올라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에 계약률이 크게 높아져 하루 5건 이상이 거래됐다"며 "수도권 2기 신도시에는 가격이나 교통 접근성에 만족을 표시하는 서울권 수요자들의 계약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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