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 스마트폰이 기지국?`… 차세대 통신 주도권 전쟁
입력 2014-01-17 15:35  | 수정 2014-01-21 11:16

◆ 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 - ③ 차세대 통신 ◆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나오는 데이터의 양은 약 9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제시한 포토닉스(Photonics)의 법칙이다. 급증하는 데이터량에 대응하기 위한 통신 네트워크 기술 진화는 필수적이다. 2000년 3G가 등장한 이후 2010년 4G LTE가 나타났고 이제는 광대역 LTE, LTE-A도 상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통신 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은 무선에서는 5세대 기술, 유선에서는 기가 인터넷이, 그리고 사물간 통신인 사물 인터넷이 보급된 미래를 그리고 있다.
◆ 차세대 무선 통신 '5G'를 잡아라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LTE, LTE-A는 4세대(4G)로 불린다. 5G는 말 그대로 차세대 통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2G 시절 CDMA 기술로 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처럼 5G도 전세계적으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5G는 아직 국제표준이 없기 때문에 먼저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기술표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5G의 기본 개념은 '보다 스마트하고 능동적인 네트워크'다. 즉 사용자가 신호가 터지는 곳에 가야 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단말기 자체가 네트워크 기능을 하는 것이다. 또 5G에서는 휴대폰 단말기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해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구조다.

국내의 기술 개발 움직임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5월 '5G 포럼'을 창립했다. 여기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하고 있다.
5G 네트워크는 2020년경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2017년부터 유선 인터넷, 최대 10배 빨라진다
그동안 유선 인터넷은 무선 통신망의 대규모 투자에 밀려 상대적으로 투자가 미진한 분야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선 인터넷 속도를 대폭 올린 '기가 인터넷'의 도입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기가 인터넷은 현재 인터넷보다 최대 10배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미래부는 오는 2017년까지 전국의 90% 지역에 기가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가 인터넷 시범 사업자로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이 선정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품질 높은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비즈니스모델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아직까지는 논의가 더딘 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기업들도 아직까지 대규모 투자지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KT가 기가 인터넷망 구축과 유무선망 통합에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정도다.
◆ 모든 기계는 인터넷으로 통한다
최근 통신 네크워크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사물인터넷(M2M, Machine-to-Machine)이다. 냉장고에 저장된 음식에 대한 정보를 모바일로 확인하거나, 모바일로 자동차를 자동 주차시키는 게 대표적인 사물인터넷의 활용법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냉장고나 자동차가 모두 네트워크망으로 연결이 돼야 한다. 또 기계와 기계를 연결시켜주는 통신 네트워크, 기계에 내장된 센서의 인식 기술,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인터페이스의 개발이 중요하다.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잰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확보해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특히 가정마다 스마트 카드를 지급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수거함에 장착된 전자저울이 자동으로 무게를 계산해 요금을 부과하는 '스마트 종량제 음식물 쓰레기통'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의 Vodafone가 지난 2010년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어 산업용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절반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 차세대 통신 시장의 승자는 누구
SK텔레콤은 무선통신 중심의 회사로, 통신 기술이 무선 위주로 발전해있어 모바일 트래픽이 늘어나는 현재의 트렌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LTE-A를 상용화하고,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가장 먼저 확보한 회사다.
대우증권은 "LTE 가입자수와 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어 주파수 확보와 네트워크 기술의 진보가 가장 필요하다"라며 "향후 무선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네트워크 기술을 실증해나가는 대표 선도사업자로 위치해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KT는 뒤쳐졌던 LTE 레이스에서 다시 추격에 나서고 있다. KT는 LTE, LTE-A 경쟁에서 다소 뒤쳐졌지만 주파수 경매에서 원하던 인접대역을 확보하면서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LTE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선 부문의 하향세도 기가 인터넷 등 유선 네트워크 품질 고도화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4G 시대의 발빠른 대응으로 고성장이 뚜렷한 사업자다. 국내 통신사 중 LTE 가입자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로, LTE로의 전환이 가장 빠르다. 5G 포럼에 LG그룹 식구인 LG전자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경쟁사와 달리 제조사가 관계사로 존재하는 점이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투자 및 기술 선도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차세대 통신망과 관련해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5G 기술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초고주파 대역의 적응 배열 송·수신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2년전부터 5G 기술 개발을 시작해 초고주파 대역 전송 기술과 차세대 안테나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