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육원 나와 홀로서기"…'그룹 홈' 첫선
입력 2014-01-16 20:01  | 수정 2014-01-16 21:22
【 앵커멘트 】
만 18세가 넘어 성인이 됐다는 이유로 보육원을 나가야 하는 아동이 한 해 1천여 명에 달합니다.
딱히 갈 곳이 없어 고시원과 친구 집을 떠돌거나 심지어 노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홀로서기를 돕는 제도가 첫선을 보였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주방에서 분주하게 점심을 준비하는 승진이.

스무 살 되던 해, 부모 이혼 후 16년 동안 머물렀던 복지시설을 나와 홀로서기를 시도했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정승진 / 25세 (2009년 복지시설 퇴소)
- "(자립 지원금) 500만 원은 아빠 때문에 빚이 있어서 빚 갚는 데 쓰고 집 보증금에 넣고 나니 돈이 한 푼도 없더라고요."

10년 넘게 같은 보육시설에서 자란 준철이와 요섭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이 아파트의 명칭이 조금 특이합니다.

바로 '자립형 그룹 홈'.

복지시설 아동은 18세가 넘으면 퇴소하는 게 원칙으로, 대학 졸업까지 미룰 순 있지만 혼자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다 보면 자립 자금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 인터뷰 : 복지시설 퇴소 연장 아동
- "막상 나가도 주변에 연락할 곳도 없고 잘 데도 없으니까. 일단 집을 구해야 할 거 같아요. 잘 수 있는 곳이라면 그냥 고시원 이런데…. "

이 때문에 적어도 집 걱정은 하지 않도록 거주지를 마련해 주겠다는 게 자립형 그룹 홈 제도입니다.

▶ 인터뷰 : 김연희 / 동명 아동복지센터 사무국장
- "2년 만이라도 스스로 (자금을) 정확히 모으고 자립할 수 있는 준비를 해서 사회생활 첫 기반을 마련해주는 기회가 됐습니다."

정부는 서울에 10곳을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김 원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