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코스피 발목을 잡았던 '엔저 리스크'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면서 코스피와 대형 수출주들 주가가 살아나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이 연초 주가에 선반영된 데다 환율 영향도 더 이상 큰 충격을 주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15일 미국 소매판매 증가 등 경제지표 개선과 엔저 둔화 기대감에 전날보다 7.21포인트(0.37%) 오른 1953.28에 장을 마쳤다. 100엔당 원화값은 지난 2일 997.15원까지 초강세를 기록한 뒤 주춤해져 최근에는 1010~1020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엔저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지난주 바닥을 쳤던 자동차나 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 종목들은 이번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주당 22만1000원까지 폭락했던 현대차는 15일 23만1000원으로 소폭 회복됐다. 환율에다 4분기 실적 쇼크까지 더해진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간 127만2000원에서 130만원 선을 회복한 뒤 15일에는 129만9000원으로 잠시 물러났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 엔저로 인해 크게 나빠졌다가 엔저가 다소 수그러들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엔저 타격이 가장 심한 자동차의 경우 신차 출시에다 해외 생산이 늘면서 엔저 부담을 점차 털어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에 이어 쏘나타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신차 기대 효과도 크다. 백관종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해외 생산공장을 통해 환율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며 "미국 경기 회복과 엔저 둔화 등으로 환율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저 부담이 줄어 국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엔저 기조는 유지되더라도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정책적 측면에서 엔저가 나왔지만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엔저 공세는 줄어들 것"이라며 "당분간 달러당 105엔을 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일본의 에너지 수입이 예년보다 수입액 기준으로 20~30% 늘면서 작년 10~11월 경상수지 적자의 주원인이 됐다"며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를 하기는 힘들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22일 BOJ가 금융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를 놓고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엔화 방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오는 4월 일본 소비세 인상으로 소비가 줄면서 시중 통화가 감소하는 것도 엔저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엔화 변동성을 키울 변수도 많아 '엔저 리스크' 완화를 속단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올 한 해 계속 추진될 테이퍼링으로 인해 달러화 공급이 줄어 달러 강세가 되면 엔화는 상대적인 약세에 놓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 경상수지 적자가 커질수록 엔화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만한 테이퍼링 속도를 감안하면 급격한 초엔저는 어렵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커진 것도 엔화 약세를 예상하고 미리 수입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환율 상승(엔화 약세) 시 경상수지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하는 J커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수입을 해놓은 만큼 향후 수입량이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실현되면서 엔화가 약세 국면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환율 여건 개선과 함께 프로그램 매도가 일부 해소되면서 코스피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말 배당수익을 노리고 증시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 물량에 대한 차익실현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코스피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1조139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권사(금융투자)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계속되면서 해당 규모는 1조6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어느 정도 청산된 만큼 향후 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호 기자 / 오수현 기자]
코스피는 15일 미국 소매판매 증가 등 경제지표 개선과 엔저 둔화 기대감에 전날보다 7.21포인트(0.37%) 오른 1953.28에 장을 마쳤다. 100엔당 원화값은 지난 2일 997.15원까지 초강세를 기록한 뒤 주춤해져 최근에는 1010~1020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엔저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지난주 바닥을 쳤던 자동차나 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 종목들은 이번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주당 22만1000원까지 폭락했던 현대차는 15일 23만1000원으로 소폭 회복됐다. 환율에다 4분기 실적 쇼크까지 더해진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간 127만2000원에서 130만원 선을 회복한 뒤 15일에는 129만9000원으로 잠시 물러났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 엔저로 인해 크게 나빠졌다가 엔저가 다소 수그러들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엔저 타격이 가장 심한 자동차의 경우 신차 출시에다 해외 생산이 늘면서 엔저 부담을 점차 털어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에 이어 쏘나타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신차 기대 효과도 크다. 백관종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해외 생산공장을 통해 환율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며 "미국 경기 회복과 엔저 둔화 등으로 환율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저 부담이 줄어 국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엔저 기조는 유지되더라도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정책적 측면에서 엔저가 나왔지만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엔저 공세는 줄어들 것"이라며 "당분간 달러당 105엔을 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일본의 에너지 수입이 예년보다 수입액 기준으로 20~30% 늘면서 작년 10~11월 경상수지 적자의 주원인이 됐다"며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를 하기는 힘들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22일 BOJ가 금융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를 놓고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엔화 방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오는 4월 일본 소비세 인상으로 소비가 줄면서 시중 통화가 감소하는 것도 엔저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또 일본 경상수지 적자가 커질수록 엔화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만한 테이퍼링 속도를 감안하면 급격한 초엔저는 어렵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커진 것도 엔화 약세를 예상하고 미리 수입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환율 상승(엔화 약세) 시 경상수지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하는 J커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수입을 해놓은 만큼 향후 수입량이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실현되면서 엔화가 약세 국면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환율 여건 개선과 함께 프로그램 매도가 일부 해소되면서 코스피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말 배당수익을 노리고 증시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 물량에 대한 차익실현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코스피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1조139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권사(금융투자)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계속되면서 해당 규모는 1조6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어느 정도 청산된 만큼 향후 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호 기자 /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