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 가능성 찾았다
입력 2014-01-15 14:42 

노인실명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황반변성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박태관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벡터를 손쉽게 망막조직에 전달하는 '유리체 공간 내 주사법'을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AAV 벡터는 신경망막 유전자 치료에 가장 적합한 물질이다.
한번 손상된 황반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난치성 망막질환 환자 치료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치료 분야 최고 권위를 가진 유럽 유전자세포치료학회의 공식학술지(Human Gene Therapy Methods)에 등재됐다.

유전자 치료는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치료용 유전자를 원하는 조직이나 세포에 전달시키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치료용 유전자를 단독으로 주입하면 세포 내로 전달되지 않아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나노입자나 바이러스 벡터에 유전자를 심어 전달하는 것이다. 망막의 경우 이들 전달물질 중에서 AAV 벡터가 가장 효과적이며 안전하다.
이에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연구진들이 AAV 벡터를 쉽게 주입할 수 있는 '유리체 공간 내 주사법'에 도전해왔다. 이 방법은 외부에서 눈에 직접 주사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하지만 AAV 벡터가 망막에까지 도달하지 않거나 골고루 분포되지 않아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는 임상실험에서 유리체를 절제하는 고난이도 수술을 시행한 후 망막을 뚫고 망막하 공간에 직접 AAV 벡터를 주입하는 '유리체 절제술 후 망막하 주사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복잡하고 큰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망막이 크게 손상되는 등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박태관 교수팀은 동물실험에서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병증과 같은 망막질환에서 최근 흔히 이용되고 있는 레이저 치료법을 병용해 AAV 벡터를 주입했다. 그 결과 AAV 벡터가 대부분의 망막질환이 발병하는 부위인 신경망막조직과 망막색소상피층에 정확하게 도달됐으며, 벡터 내 삽입된 녹색형광단백질(GFP)이 의미있는 정도로 발현되는 것이 입증됐다. 녹색형광단백질(GFP)은 원하는 위치에 AAV 벡터가 주입되는지를 표시하기 위한 물질이다.
따라서 박 교수팀이 성공한 '유리체 공간 내 주사법'이 더욱 발전해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적용될 경우 난치성 망막질환 환자의 유전자 치료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랜 기간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립된 레이저와 AAV 벡터 주입을 병행하면 외래에서 간단한 주사로 간편하면서도 반영구적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박태관 교수는 "이번 실험결과는 유전자 치료를 보다 보편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며 "앞으로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으로 발전시켜 실제 환자에 사용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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