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갑상선관련 수술 후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인 음성(목소리)변화를 조기 발견해 치료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선동일.박준욱 교수팀은 2012년 1~7월 갑상선 암이나 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242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수술 전.후 음성검사 프로토콜(PVST.Perioperative Voice-Screening Protocol for Thyroid Surgery)'을 실행한 결과, 수술 전.후 음성검사를 두 번 받은 환자는 36.4%인 88명, 한번만 받은 환자는 38.1%인 92명, 한번도 받지 않은 환자 25.6%인 62명으로 수술 전.후 음성검사를 모두 할 때보다 약 두배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15일 밝혔다.
음성검사 프로토콜은 갑상선 수술 전에 환자에게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여 설문지 점수가 5점 이상이거나 현재 성대 질환으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음성을 직업으로 사용하는 환자(가수, 배우, 아나운서, 뮤지컬 배우, 성악가 등)이면 수술 전 음성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음성 관련 정밀 검사를 시행했다. 이어 갑상선 수술이 끝난 후 2주째에 다시 같은 설문지를 작성하게 한 후, 수술시 후두 신경이 손상을 받았다 판단되거나 설문지 점수가 25점 이상인 경우에 해당되면, 수술 후 음성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음성 관련 정밀검사를 시행했다.
프로토콜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어떤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그 질병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가 하는 정도를 수치화한 민감도가 후두 질환은 82.1%, 음높이가 낮아지는 음도저하는 66.7%, 악성이 아닌 폴립과 같은 일반 성대질환인 양성성대질환과 갑상선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성대마비는 100%로 나타났다. 즉 프로토컬을 이용해 수술 전 알지 못하고 있었던 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음성질환자를 선별할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2011년 약 4만명이 갑상선암에 걸렸고 이는 여성암 발생률 1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갑상선 악성종양 제거 수술은 2011년에서 2012년까지 평균적으로 약 17% 증가했다. 갑상선 수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안전하지만 목에 섬세한 구조물이 많이 있는 부위이므로 생명에 지장이 없더라도 목소리가 변해 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 정밀검사가 요구된다.
선동일 교수는 "갑상선 수술 전후에 음성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하고 음성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지만 시설과 여건이 되지 않는 병원도 많고, 환자들에게 시간과 치료비 부담도 많기 때문에 음성문제를 보다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기 위해 프로토콜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갑상선학회지(THYROID)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