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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김연아’ 박소연‧김해진, 이젠 ‘들러리’ 아니다
입력 2014-01-14 17:58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국가대표 박소연.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포스트 김연아는 누구인가.
세계가 주목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은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에 시선이 쏠려있다. 사실상 김연아의 경쟁자가 없는 이번 대회는 차세대 ‘피겨여왕을 노리는 선수들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는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동갑내기 유망주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7‧과천고)도 있다.
김연아는 소치 대회를 끝으로 화려한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세계 피겨 역사의 현재가 떠나는 마지막 무대다. 김연아는 카타리나 비트(동독‧1988년) 이후 26년 만에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기량차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큰 실수만 없다면 올림픽 2연패는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김연아에게 집중된 소치 대회는 다른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김연아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피겨여왕에 대한 시선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자국 대회에서 200점대 돌파를 기록한 피겨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의 벽을 넘기 위한 도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미피겨선수권대회에서 211.69점을 차지한 미국 피겨의 희망 그레이시 골드(18)와 지난해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24‧199.5점)를 밀어내고 215.18점으로 우승한 스즈키 아키코(29),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4‧210.81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212.77점) 등이 200점대를 기록하며 소치 대회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연아의 뒤를 잇는 피겨 기대주로 박소연과 함께 동갑내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해진. 사진=MK스포츠 DB
한국에서도 김연아의 뒤를 이을 ‘피겨요정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박소연이 178.17점, 김해진이 159.75점으로 각각 2, 3위를 기록하며 200점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에 머물렀지만, 227.86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의 시상대 양 옆에 당당히 섰다.
그들이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신(新)라이벌 구도의 신선함이었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을 형성하며 서로 발전을 했던 것처럼 박소연과 김해진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박소연은 이번 소치 대회의 기대주다. 가파른 상승세가 돋보인다. 종합선수권에서도 김연아의 국내 고별 무대를 보기 위해 기다리던 피겨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매력적인 연기를 펼쳤다.
박소연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와 스핀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52.31점에 그쳤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깨긋한 연기로 자신의 최고점인 125.8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내 역전 2위를 차지했다. 쇼트의 실수를 만회한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무결점 연기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지난해 자신의 최고 기록인 169.48점을 넘어서며 자신감을 얻었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아직 올림픽 메달권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둘의 이번 대회 목표도 프리스케이팅 출전권 획득이다. 출전 선수 가운데 상위 24위 안에 들어야 한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나란히 오는 20일 대만에서 열리는 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갖는다.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김연아를 떠나보내야 하는 소치. 박소연과 김해진에게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바라보며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김연아의 ‘여왕퇴임식을 끝으로 더 이상 들러리 무대는 없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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