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 붙은 수도권 아파트 경매, 2건 중 1건 꼴로 낙찰
입력 2014-01-14 11:47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금융위기 전인 2008년 5월(54.7%)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례 없는 전세난 속에 싼 값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경매 수요가 늘면서다.
14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새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입찰에 부쳐진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률은 48.4%로 집계됐다. 수도권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2개 중 1개는 주인을 찾는다는 의미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0% 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률은 지난해 4.1 대책 직후 40% 선을 넘었지만 이후 각종 법안 처리가 불발되며 다시 30%대로 꺾였다. 지난해 8.28 대책을 기점으로 다시 40%선을 돌파했으며 이후 40% 초반에서 경미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급상승했다.

지난 6일 열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경매에서는 아파트 29건 중 20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6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거래가 활발해지며 낙찰가율도 치솟고 있다. 13일 기준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2.5%로 2011년 4월 83.1%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월(74.1%) 대비 8.4% 높은 수치다.
최근 70%대에 머물던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80% 선을 회복하고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초부터 경매 열기가 뜨거운 것은 고공행진하는 전세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창 시장이 어려울 때 감정됐던 물건들이 쏟아지면서 1~2회 유찰되면 경매 최저가와 전세금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1회 유찰로 최저가 1억2250만원에서 시작한 수원 영통구 영통동 신명아파트 전용 60㎡가 감정가(1억7500만원)보다 비싼 1억7719만원(낙찰가율 101.3%)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 전세금 시세가 1억6000만~1억8000만원 선으로 감정가와 비슷해 인기가 높았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수요까지 경매시장에 가세하고 있다고 지지옥션은 진단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요즘 경매시장은 저렴한 물건을 선점하려는 매수자들이 많아지면서 회복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경매되는 물건은 시세가 바닥일 때 감정된 것들이 많은데다 최근엔 적체 물량이 소진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입찰타이밍이나 입찰가 산정을 좀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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