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1월 14일 화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햇볕정책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3번째 추기경이 된 염수정 추기경의 삶에 대해 짚어봅니다. 다보스 포럼에서 한·일 외교전이 벌어질지 주목됩니다. 사랑의 온도탑 모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습니다.
1. 신 햇볕정책
- "햇볕정책을 수정하겠다"
통일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햇볕정책을 창시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김 대표는 "북한의 핵 개발은 이미 현실"이라며 "새로운 사고와 대책, 국민통합적 대북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햇볕정책은 그동안 민주당의 '정체성'이었습니다. 보수·진보 진영이 경제·복지 정책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벤치마킹하면서도 끝까지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이 대북정책입니다.
김 대표가 이른바 신 햇볕정책을 주창한 이유는 결국 북핵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들고나올 당시만 해도 북한의 핵이 전제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북한의 핵 개발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겁니다. 여기다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할 때마다 햇볕정책이 '퍼주기' 논란을 빚었고, 결국 민주당의 입지를 좁혔다는 인식도 작용한 듯 보입니다.
심지어 김관영 대변인은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북정책도 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그럼 햇볕정책이 틀렸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거냐"는 당내 일각의 비판을 김 대표가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2. 옹기장이 신앙
- "아들이면 사제가, 딸이면 수녀가 되도록 성모님께 바치겠다.".
어제 한국의 3번째 추기경이 된 염수정 전 대주교의 어머니가 염 추기경을 임신했을 때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염 추기경의 동생 2명도 신부가 됐습니다. 염 추기경은 이처럼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선조들의 신앙심은 더 두터웠습니다. 염 추기경의 선조는 원래 서울에 살다가 박해를 피해 충북 진천의 사기장골이라는 산골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옹기를 구우며 신앙심을 키워갔습니다. 과거 천주교인들은 깊은 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옹기장이와 숯장수라는 험한 직업을 택했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조도 옹기장이였습니다.
염 추기경은 탁월한 친화력으로 유명합니다. 축구와 수영, 스키 등 각종 운동을 즐기고 때로는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낼 줄 아는 젊은 신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엄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일부 지부에서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친 것에 대해 염수정 당시 대주교는 "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치나 사회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3. 다보스의 한일전
- 오는 22일 스위스의 작은 마을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바로 다보스 포럼입니다. 전 세계 경제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과 석학들의 해법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또 하나의 관심사가 있습니다. 바로 외교 한·일전입니다.
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이 나란히 다보스의 초청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한 '창조경제'입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이라는 주제로 세션 기조연설도 진행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의 폭주를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또 과거 침략을 당한 당사국으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이어 독도에 대한 야욕까지 재차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엔저 기조로 주변국 경제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크라우스 슈바프 다포스 포럼 의장이 돈을 위해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는 아베 총리를 초청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통쾌한 외교적 승리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4. 101.7도
- 경기 한파에 민심까지 얼어붙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사랑의 온도탑이 어제 역대 최고 모금액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1998년 말 모금을 시작한 이후 최고 금액인 3천162억 원을 기록한 겁니다.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모금 목표액을 정해서 이를 100도로 계산하고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를 1도 올립니다. 올해의 경우 목표액이 3천110억 원이었는데 어제까지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101.7도. 이미 목표액을 1.7도나 넘어선 겁니다.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곳간을 연 기업 기부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개인 기부가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기업 기부는 110여억 원 늘어났지만, 개인 기부는 여기의 3배인 330여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1억 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터디 회원 등 고액 개인 기부자들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모금회 측은 밝혔습니다.
이번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데 개인 기부의 힘이 온도탑을 얼마나 더 펄펄 끓일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1월 14일 화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햇볕정책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3번째 추기경이 된 염수정 추기경의 삶에 대해 짚어봅니다. 다보스 포럼에서 한·일 외교전이 벌어질지 주목됩니다. 사랑의 온도탑 모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습니다.
1. 신 햇볕정책
- "햇볕정책을 수정하겠다"
통일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햇볕정책을 창시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김 대표는 "북한의 핵 개발은 이미 현실"이라며 "새로운 사고와 대책, 국민통합적 대북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햇볕정책은 그동안 민주당의 '정체성'이었습니다. 보수·진보 진영이 경제·복지 정책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벤치마킹하면서도 끝까지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이 대북정책입니다.
김 대표가 이른바 신 햇볕정책을 주창한 이유는 결국 북핵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들고나올 당시만 해도 북한의 핵이 전제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북한의 핵 개발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겁니다. 여기다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할 때마다 햇볕정책이 '퍼주기' 논란을 빚었고, 결국 민주당의 입지를 좁혔다는 인식도 작용한 듯 보입니다.
심지어 김관영 대변인은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북정책도 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그럼 햇볕정책이 틀렸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거냐"는 당내 일각의 비판을 김 대표가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2. 옹기장이 신앙
- "아들이면 사제가, 딸이면 수녀가 되도록 성모님께 바치겠다.".
어제 한국의 3번째 추기경이 된 염수정 전 대주교의 어머니가 염 추기경을 임신했을 때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염 추기경의 동생 2명도 신부가 됐습니다. 염 추기경은 이처럼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선조들의 신앙심은 더 두터웠습니다. 염 추기경의 선조는 원래 서울에 살다가 박해를 피해 충북 진천의 사기장골이라는 산골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옹기를 구우며 신앙심을 키워갔습니다. 과거 천주교인들은 깊은 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옹기장이와 숯장수라는 험한 직업을 택했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조도 옹기장이였습니다.
염 추기경은 탁월한 친화력으로 유명합니다. 축구와 수영, 스키 등 각종 운동을 즐기고 때로는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낼 줄 아는 젊은 신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엄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일부 지부에서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친 것에 대해 염수정 당시 대주교는 "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치나 사회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3. 다보스의 한일전
- 오는 22일 스위스의 작은 마을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바로 다보스 포럼입니다. 전 세계 경제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과 석학들의 해법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또 하나의 관심사가 있습니다. 바로 외교 한·일전입니다.
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이 나란히 다보스의 초청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한 '창조경제'입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이라는 주제로 세션 기조연설도 진행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의 폭주를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또 과거 침략을 당한 당사국으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이어 독도에 대한 야욕까지 재차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엔저 기조로 주변국 경제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크라우스 슈바프 다포스 포럼 의장이 돈을 위해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는 아베 총리를 초청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통쾌한 외교적 승리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4. 101.7도
- 경기 한파에 민심까지 얼어붙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사랑의 온도탑이 어제 역대 최고 모금액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1998년 말 모금을 시작한 이후 최고 금액인 3천162억 원을 기록한 겁니다.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모금 목표액을 정해서 이를 100도로 계산하고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를 1도 올립니다. 올해의 경우 목표액이 3천110억 원이었는데 어제까지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101.7도. 이미 목표액을 1.7도나 넘어선 겁니다.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곳간을 연 기업 기부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개인 기부가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기업 기부는 110여억 원 늘어났지만, 개인 기부는 여기의 3배인 330여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1억 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터디 회원 등 고액 개인 기부자들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모금회 측은 밝혔습니다.
이번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데 개인 기부의 힘이 온도탑을 얼마나 더 펄펄 끓일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