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남 빌딩 둘러싼 '이상한 거래'
입력 2014-01-10 20:02  | 수정 2014-01-10 20:48
【 앵커멘트 】
서울 강남의 고가 빌딩이 시행사와 시공사 간 분쟁으로 몇 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 MBN이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한 투자회사가 펀드 투자자를 모집해 빌딩 매입을 추진했는데,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습니다.
자칫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강남 중심가에 있는 시가 2천5천백억 원 규모의 빌딩입니다.

소유권 다툼으로 몇 년째 방치되다 지난달 비로소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한 투자회사가 부동산펀드로 1,70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아 건물 매입에 나선 겁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지금은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건물 외벽에 분양 재개를 알리는 현수막까지 붙인 상태입니다."

하지만, 법원이 거래 과정을 문제로 삼으면서 매매는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시행사와 시공사인 두산중공업 간에 소유권 분쟁이 결론나지 않은 만큼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소유권 이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 인터뷰 : 서울중앙지법 등기국 관계자
- "부동산을 처분하려면 제1순위 우선 수익자의 동의서가 있어야 하는 데 없어서 (각하 명령을 내린 거죠.)"

문제는 소유권 이전이 완전히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서상 건물 소유권자인 두산중공업이 매각대금을 받아 이미 써버렸다는 것.

계약 무산 시 매각대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반환하기 어렵게 된 겁니다.

▶ 인터뷰 : 대출업체
- "결국, 그 돈(빌딩 매매대금)으로 받기는 했지만, 매각이 안 됐다고 하더라도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하는 돈이잖아요. 상환처리가 다 됐으니까 (두산중공업에 돌려줄 수는 없죠.)"

건물 매입을 위해 발행한 펀드에는 금융권과 군인공제회 등이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최영민 / 법무사
- "정당한 거래라고 믿고 돈을 맡긴 투자자들의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대기업을 믿고 종잣돈을 맡긴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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