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새해 절망株 `화·정·철`을 어이할꼬
입력 2014-01-10 15:58  | 수정 2014-01-10 17:02
새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종목들이 있다. 이른바 '절망주'들이다.
대표적인 엔저 피해주인 자동차나 '실적 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올해 들어 한 번 이상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해 들어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많이 하락한 만큼 반등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올해 들어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 GS, LG화학 등이다. 이들은 각각 작년 말 종가 대비 7.4%, 7.0%, 10.9% 떨어졌다. LG화학은 26만원 선으로 주저앉으면서 지난해 7월 중순 주가로 되돌아갔다.
이들과 동종 업체인 에쓰오일과 금호석유는 지난 9일까지 6거래일째 떨어진 뒤 10일 처음으로 반등했다. 에쓰오일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2대 주주인 한진그룹 지분을 인수해 단독 경영에 나서겠다는 발표에 3.84% 올랐다. 에쓰오일은 올해 들어 2010년 10월 말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6만원 선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부터 8거래일 연속 추락했다가 이날 9거래일 만에 소폭(0.49%)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는‘화ㆍ정ㆍ철' 업종 부진 이유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 염려와 중국발 수요 감소 등을 꼽고 있다.
정유 분야는 지난해 계속된 낮은 정제마진으로 인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표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 분기 대비 0.3% 하락했다.
석유화학은 중국 수요 감소로 올해도 당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3.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악화가 주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우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석유화학은 최근 발표된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꺾인 데다 구조조정 등으로 중국 시장 수요가 좋지 않은 게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말했다.
철강 역시 중국 재고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이 문제다. 중국 철강재 유통 재고 물량은 지난해 12월 들어 3주 연속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계속 증가세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춘제 연휴 이후 계절적 수요를 대비해 철강상들이 대규모로 철강재에 대한 재고 쌓기에 나서면서 가격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향후 화ㆍ정ㆍ철 주가 전망은 어떨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모멘텀으로 반짝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오름세로 이어지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춘제 전후로 철강 가격이 반짝 올라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적 문제가 여전해 호재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내 계절적 성수기인 2월 말~3월 초에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이것도 단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지 장기적인 호재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은 유럽 경기 회복으로 중국 시장을 대신해 대유럽 수출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경기 개선에 중동산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 국내 기업들 몫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일각에서는 화학업종은 수출보다는 내수에 주력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김병호 기자 / 이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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