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점점 커지는 경남銀 매각 갈등
입력 2014-01-10 15:50  | 수정 2014-01-10 20:21
경남은행 매각을 둘러싼 진통이 은행장 사퇴, 사외이사와 지역 의원들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기가 2개월여 남아 있는 박영빈 경남은행장(사진)은 10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행장은 "경남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전 도민과 직원들 염원이었던 지역 환원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제 퇴임을 계기로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은행 내부적으로도 모든 갈등을 해소하고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현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남은행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는 사표를 수리하고 정관에 따라 사외이사인 정화영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이런 와중에 우리금융지주 한 사외이사가 경남지역 의원들의 지역이기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서 주목된다. 경남지역 의원들은 경남은행의 BS금융 매각에 불만을 품고 매각 시 발생하는 6500억원대 세금을 면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사외이사인 이헌 변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지역 의원들이 주장하는 '지방은행의 지역 환원'은 IMF 당시 부실 은행 몰락과 저축은행 피해 상황을 다시 만들자는 것"이라며 "메가뱅크, 글로벌 금융이라는 시대적 금융 상황에도 맞지 않는 근시안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특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방향성은 옳지만 자칫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특법 개정 부당성에 대한 생각을 재확인했다. 김재경 의원은 "좋은 물건을 샀으면 정당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 경남은행은 공적자금 97%를 상환한 데다 이번 매각으로 1조2000억원이라는 가외 수익을 얻는 것"이라며 "다른 부실화된 은행에서는 돈을 못 받으면서 천문학적인 감세를 해 달라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경남은행에 대한 도금고와 시금고 약정해제 절차에 들어갔으며, 경남은행 노조도 오는 20일 BS금융 실사 때 본점 출입구 봉쇄를 예고하는 등 강경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박용범 기자 / 이유섭 기자 / 창원 = 최승균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