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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벌자 이혼위기, 가정 선택한 男 더 큰 사업체 사장으로 ‘우뚝’
입력 2014-01-10 10:15 
포트 오브 모카는 빨강색과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을 콘셉트로 매장을 작품처럼 꾸몄다.

10평 미만의 개인 카페로 사업을 시작해 대박 매장으로 키우며 이혼 위기까지 내몰렸던 사장이 가정을 지키며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다시 창업에 도전해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가 된 사연이 눈길을 끈다.
심상진(38) 포트 오브 모카 대표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자 직장인이었다. 그는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 대박과 돈의 맛을 알아가며 이혼 위기를 맞은 이다. 사업을 접고 가정을 선택한 그는 또 다시 도전,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을 14개 운영하는 사장이 되었다. 그가 회사를 그만둔 뒤 10년 동안의 일이다.

세무서에서 사무장을 하다 그만두고 2004년 고향 안성에서 7.5평짜리 커피전문점을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커피전문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어요. 더욱이 안성은 동네 커피숍이나 다방 수준이었죠. 심지어 어떤 손님은 ‘커피 집에 싸가도 돼요?라고 물었던 적도 있어요.”

당시 안성을 통틀어 커피전문점은 3개뿐. 경기도권에는 아직 커피 문화가 들어오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심 대표는 직장을 그만두고 막상 창업을 했지만 몇 달이 지나도 하루 매출 1만원을 넘기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심 대표는 ‘남들 잘 때 잠을 줄여서 일하자 마음먹고 매장에서 일을 하다 새벽이 되어서나 잠들곤 했다고 고백했다. 유명한 빙수집을 찾아가 빙수 노하우를 배웠고, 해외의 유명 브레드를 벤치마킹해 디저트 메뉴를 개발했다. 그렇게 8개월이 지났는데도 매출은 제자리였다. 매장을 정리할까 고민하던 중 ‘안성문화축제가 심 대표를 살렸다.

축제기간 동안 지역민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와 커피를 마시더라고요. 매출이 점점 늘었죠. 하루 평균 커피를 100잔 이상씩 팔았어요. 주로 여성 손님이 많이 찾았죠. 그들의 심리를 공부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줄을 서는 커피집이라고 소문이 났어요.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면 자리가 없어 ‘죄송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하기 바빴습니다.”

심 대표는 가까운 곳 2층에 위치한 30평 매장에 2호 직영점을 냈다. 1호점에 손님이 다 차면 2호점의 직원과 무전기로 연락해 손님을 안내했다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달라는 고객도 종종 있었지만 관리가 벅차 고사한 적도 있었다.
심상진 포트오브 모카 대표는 세무 사무장을 하다 관두고 커피 사업을 시작, 10년 만에 프랜차이즈 대표가 됐다.

심 대표는 성공 노하우에 대해 커피 맛과 인테리어 스타일, 음악 선택이라고 단언했다. 커피전문점을 하려면 고객의 니즈를 섬세하게 파악하는 감수성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여성의 머리로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라고 전했다.
인테리어는 빨강색이 콘셉트에요. 강렬하죠? 저는 매장 자체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특색없이 모던과 심플만 강조하는 비슷비슷한 카페 스타일은 싫었어요. 매장에 벽화를 그리고 독특한 소품들로 장식했죠. 고객들의 연령대와 취향을 파악해 그에 적절한 음악을 틀어주는 것도 필수죠.”

어느새 그는 세무 사무장을 하던 시절보다 매월 10배 넘는 수익을 거두게 됐다. 6년이 지난 2010년 심 대표는 가족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이혼 위기에 닥쳤다. 아내의 잔소리가 심해지고 아이들이 자신에게 무심해지는 것을 느꼈단다.

와이프가 제게 ‘당신은 사장님 병에 걸렸어. 돈 버는 기계 같아. 일이 그렇게 좋으면 일과 살아라고 말하더군요. 가난하게 살던 시절이 싫어 돈을 벌려고 미친듯이 일에만 몰두하던 스스로가 보였습니다. 사업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도 하지 않고 곧바로 매장을 접었죠.”

그는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괌으로 떠났다. 벌어놓은 돈이 있으니 일단 가족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다시 화목해져야 겠다고 결심했고, 1년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앞으로 뭘 하고 살까 고민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커피 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제가 좋아하고 제일 잘하는 분야니까요. 앞으로는 일을 하더라도 가정을 돌보며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재정비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왔죠.”

그는 2011년 말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진정성을 갖고 이전의 경험을 살려 차근차근 해보기로 했다.

심 대표는 가맹점 상담이나 계약, 점포개발 및 상권분석을 직접 한다. 수퍼바이저 역할도 자처하며 가맹 매장을 돌며 체크한다. 본사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들을 직접 듣고 싶어서다.
심상진 포트 오브 모카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고, 가맹 계약 시 정보공개서를 꼭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예비 창업자들 중 본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는 말에 혹해서 가맹 계약을 맺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도 한번 읽어보지 않고요. 본사에 대해 조사를 철처하게 한 뒤 창업을 할 지 결정하는 것이 기본이죠.”
심 대표는 창업자들이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을 지양한다. 커피에 관심이 없거나, 열정과 성실함이 없이 투자 금액에 대해 월 얼마의 수익이 나오는지만 궁금해 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창업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전 재산을 들여 창업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본사가 자사 수익을 늘리는데 급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프랜차이즈 현실을 보면 본사 대표로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창업 시장에서 흔히들 그러죠. 남의 피눈물을 빼야 돈을 벌 수 있다고, 가지를 쳐내야 위로 솟아 올라며 자랄 수 있다고요. 그렇다면 저는 위로 자라고 싶지 않습니다. 작게 옆으로 퍼지면서 다른 나무들과 함께 어울리며 잘 자라는 나무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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