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1월 10일 금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어제 우리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절하면서 북한이 언급한 '좋은 계절' 과연 언제일까요? 어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일 축하연에서 삼성의 새 화두가 공개됐습니다.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지적한 김무성 의원의 발언이 여의도에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샥스핀에 이어 검은 양도 없애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1. 북한의 '좋은 계절'
- 칼바람이 불던 어제 대한민국의 7만여 이산가족의 한숨소리가 한반도를 가득 메웠습니다. 북한이 결국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바로 "좋은 계절에 보자"는 겁니다.
좋은 계절, 그냥 먼 미래를 이야기한 것쯤으로 생각했는데, 재미있는 건 북한이 그동안 수차례 이 표현을 써 왔다는 사실입니다. 김정일은 지난 2005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좋은 계절'에 초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4월에 열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북한 협상 대표는 "'좋은 계절'에 만났으니 좋은 결과를 내자"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도 '좋은 계절'을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한 로드먼에게 "'좋은 계절'에 찾아온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한 겁니다.
결국, 북한의 '좋은 계절'이라는 표현은 시기적으로는 그야말로 날씨가 좋은 봄, 가을을 지칭하거나, 때가 무르익었다. 이런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 부디 이번의 '좋은 계절'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봄'이길 희망합니다.
2. 이건희의 새 화두
-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 치면서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삼성전자. 주력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때마침 이건희 회장이 등장했습니다. 어제 삼성그룹 사장단을 불러 73번째 생일 기념 만찬을 주재한 겁니다.
이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육성으로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행사장에 걸린 표어가 삼성이 느끼는 현실 인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표어는 바로 'The greatest journey' 우리말로 '기나긴 여정'입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삼성이 현재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데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시선을 멀리 둔 채 '기나긴 여정'을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기나긴 여정'을 떠날 때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이 회장은 "위기의식 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분발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삼성이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3. 김무성의 고언
- 한때 친박계 좌장이었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어린 조언을 했습니다.
엊그제(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사회자가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놓고 소통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다고 하자 "그 점에 대해서는 야당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겁니다. 이어 "틀린 얘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모습이 우리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여당 중진이 김 의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에 "작은 충성을 하면 큰 충성에 방해가 된다"는 뜻의 고사를 올려 친박 인사들을 비판했고, 유승민 의원도 철도파업 당시 수서 발 KTX 법인 설립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의 발언이 특히 파장을 몰고 오는 이유는 새누리당의 유력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서 최근 광폭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일단 김 의원 측은 "소통에 대한 '건의'였을 뿐 '비판'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4. 샥스핀과 검은 양
- 최근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상어에 이어 이제는 양까지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지난달 8일 상어지느러미, 즉 샥스핀 같은 고급 요리를 접대할 수 없다는 규정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검은 양'을 제거하라고 지침을 내린 겁니다. 여기서 검은 양은 진짜 양이 아니라 사회에 해를 끼치는 무리, 다시 말해 부패 세력을 지칭한 겁니다.
시 주석의 반부패 행보는 이처럼 새해 벽두부터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최근엔 진시황 시절의 호화 궁전인 아방궁의 복원 사업을 중단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부패 척결로 리더십을 키워가고 있는 시 주석이 과거의 건물이긴 해도, 사치와 향락의 상징인 아방궁 복원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시 주석은 "아방궁이 과거 봉건시대의 사치와 호사 풍조를 선전할 뿐이며 재건할 만한 문화적 가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 주석의 다음 타겟은 무엇이 될지 중국의 관료들이 벌벌 떨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1월 10일 금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어제 우리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절하면서 북한이 언급한 '좋은 계절' 과연 언제일까요? 어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일 축하연에서 삼성의 새 화두가 공개됐습니다.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지적한 김무성 의원의 발언이 여의도에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샥스핀에 이어 검은 양도 없애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1. 북한의 '좋은 계절'
- 칼바람이 불던 어제 대한민국의 7만여 이산가족의 한숨소리가 한반도를 가득 메웠습니다. 북한이 결국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바로 "좋은 계절에 보자"는 겁니다.
좋은 계절, 그냥 먼 미래를 이야기한 것쯤으로 생각했는데, 재미있는 건 북한이 그동안 수차례 이 표현을 써 왔다는 사실입니다. 김정일은 지난 2005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좋은 계절'에 초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4월에 열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북한 협상 대표는 "'좋은 계절'에 만났으니 좋은 결과를 내자"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도 '좋은 계절'을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한 로드먼에게 "'좋은 계절'에 찾아온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한 겁니다.
결국, 북한의 '좋은 계절'이라는 표현은 시기적으로는 그야말로 날씨가 좋은 봄, 가을을 지칭하거나, 때가 무르익었다. 이런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 부디 이번의 '좋은 계절'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봄'이길 희망합니다.
2. 이건희의 새 화두
-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 치면서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삼성전자. 주력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때마침 이건희 회장이 등장했습니다. 어제 삼성그룹 사장단을 불러 73번째 생일 기념 만찬을 주재한 겁니다.
이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육성으로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행사장에 걸린 표어가 삼성이 느끼는 현실 인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표어는 바로 'The greatest journey' 우리말로 '기나긴 여정'입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삼성이 현재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데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시선을 멀리 둔 채 '기나긴 여정'을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기나긴 여정'을 떠날 때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이 회장은 "위기의식 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분발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삼성이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3. 김무성의 고언
- 한때 친박계 좌장이었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어린 조언을 했습니다.
엊그제(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사회자가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놓고 소통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다고 하자 "그 점에 대해서는 야당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겁니다. 이어 "틀린 얘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모습이 우리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여당 중진이 김 의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에 "작은 충성을 하면 큰 충성에 방해가 된다"는 뜻의 고사를 올려 친박 인사들을 비판했고, 유승민 의원도 철도파업 당시 수서 발 KTX 법인 설립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의 발언이 특히 파장을 몰고 오는 이유는 새누리당의 유력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서 최근 광폭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일단 김 의원 측은 "소통에 대한 '건의'였을 뿐 '비판'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4. 샥스핀과 검은 양
- 최근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상어에 이어 이제는 양까지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지난달 8일 상어지느러미, 즉 샥스핀 같은 고급 요리를 접대할 수 없다는 규정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검은 양'을 제거하라고 지침을 내린 겁니다. 여기서 검은 양은 진짜 양이 아니라 사회에 해를 끼치는 무리, 다시 말해 부패 세력을 지칭한 겁니다.
시 주석의 반부패 행보는 이처럼 새해 벽두부터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최근엔 진시황 시절의 호화 궁전인 아방궁의 복원 사업을 중단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부패 척결로 리더십을 키워가고 있는 시 주석이 과거의 건물이긴 해도, 사치와 향락의 상징인 아방궁 복원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시 주석은 "아방궁이 과거 봉건시대의 사치와 호사 풍조를 선전할 뿐이며 재건할 만한 문화적 가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 주석의 다음 타겟은 무엇이 될지 중국의 관료들이 벌벌 떨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