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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회장, `신한사태` 종지부 찍기 위해 결단을…
입력 2014-01-09 15:08  | 수정 2014-01-09 15:55
 "이제는 정상을 넘어 금융의 등로주의(登路主義)를 실천할 때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9일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최고의 산악인들은 어떻게 오를 것인지도 함께 생각하는 등로주의 등반을 추구한다"며 "신한도 단순히 실적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더 큰 목표를 향한 새로운 방식을 찾는 금융의 등로주의를 실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손실됐던 신뢰를 회복하고 약화된 조직역량을 복원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과거의 일들을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하고 역량을 모아 저성장 속에서도 탁월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차별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융을 통해 고객과 사회가 같이 성장하는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실현하겠다"고 천명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의 당사자들은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 "과거지향적으로 가면 큰 짐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근 재판이 사실상 매듭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복귀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즉답이다.
 앞서 신상훈 전 사장은 지난달 횡령 배임혐의로 관련된 항소심에서 벌금형에 그치자 복직과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그는 "신한사태와 관련된 모든 분들이 겸허해지고 먼저 반성부터 해야 하는데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이러한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모든 분들'이라고 표현했으나 사실상 신상훈 전 사장을 겨냥한 것이다.
 한 회장은 "신한은행은 1982년 창립된 이후 모든 신한인의 땀과 열정이 합쳐져서 오늘날 이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며 "하지만 과거 최고 경영진들간 벌어진 사태는 신한답지 못했고, 신한의 브랜드 가치와 신뢰를 상당히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신한의 후배들이 더 이상 마음 아프지 않게 (라응찬, 이백순, 신상훈 씨 등 누구든) 먼저 용서와 반성을 하는 사람이 명예와 후배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고액 연봉 논란과 관련 한 회장은 "현재 금융권에 관련 연구를 위한 작업반이 꾸려져 있다"며 "개인적으로 사회적 시각과 서민적 관점에서 봤을 때 공감대를 얻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M&A가 신한금융의 이익(ROA, ROE)에 기여하느냐를 기본 전제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LIG손해보험 등 손보사는 이 기본원칙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고 "대우증권 등도 조단위의 자본금에 연간 이익은 1000억원 안팎이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이 싸다면 다르겠지만'이라고 덧붙여 저렴한 매물에 대해서는 언제든 M&A에 참여할 수 있다는 여지도 열어뒀다.
 한 회장은 올해는 '글로벌 현지화 및 신시장 개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이머징 마켓 신시장 개척 ▲글로벌 HR 체계 개선 ▲카드 등 비은행 부문 글로벌 사업 추진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은퇴 관련된 차별화 상품을 개발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창조적 금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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