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 파업 때 '사직서 투쟁'에 불참한 노조원을 노조 지도부 등이 집단 따돌리는 등 폭력행위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인천공항경찰대에 따르면 인천공항 탑승교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직원 10여명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탑승교지회 지도부를 폭력.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8일 고소했다. 이들은 탑승교 지회 소속 노조원으로 작년 연말 전면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 지도부가 요구한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고 파업에서 빠진 당사자들이다.
이들이 소속된 W사는 18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77명이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집단 따돌림 등이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회사생활이 불가능하다.
피해자들로 구성된 인천공항 탑승교 파업피해 대책위원회는 "작년 12월 10일 노조 파업지도부가 조합원 전체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자고 해 '사직서를 회사에서 수용하면 자동 퇴사처리 되는 일이 발생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위험한 판단이다. 우리는 제출할 수 없다'고 거부하자 파업 중단 후에도 폭력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가 밝힌 피해 내용을 보면 파업 지도부 등은 복도에 일렬로 서서 대기하다 이들이 지나가면 "배신자를 처단하자"고 외치는가 하면 '친구고 동생이고 그런 관계는 없다. 이젠 철저히 무시하고 개새끼로 대우해주겠다' '직급 무시하고 무조건 아무개씨로 하라' 등의 내용을 SNS로 전파하며 공유했다.
피해자들이 사용하는 개인 사물함은 '배신자, 못된 년' 'KILL(죽이겠다)''정신병 중증, 너 같은 걸 관리자라고' 등과 같은 협박 글씨로 도배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얘기를 먼저 듣고 피고소인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노조 지도부는 물론 개인적으로 욕설을 하거나 밀치는 등의 행위를 한 조합원이 있다면 이들도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신철 정책기획국장은 "(고소인들은) 조합원이지만 파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전까지 포함해 파업 복귀와 이탈을 세번이나 하고 사측 비호를 받으며 파업 참여 조합원을 회유했다"면서 "방어적 차원에서 그런 갈등이 있었는데 파업 지도부 3명을 출입정지 시켜 현장에 들어가 갈등을 조정할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7일부터 19일간 고용안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인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는 파업 중단 8일 전인 12월 17일 '사직서 투쟁'을 벌이다 인천공항이 "사직서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고 거부해 무산됐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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