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전날 총기를 손질하라는 상관 지시에 총을 세탁기에 돌린 혐의(군형법상 항명)로 불구속 기소된 예비역 병장 최모(22)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오원찬 판사는 9일 최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했다.
최씨는 전역을 하루 앞둔 작년 11월 각종 군용 장비와 물자 상태를 점검하는 '전투장비 지휘검열'에 대비해 개인 총기를 손질하라고 지시한 당직사관 명령에 귀찮다는 이유로 총열(탄이 발사되는 금속관 부분)을 5분간 세탁기에 돌린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됐다.
오 판사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데다 만기전역을 했다"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소총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참작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은 군 복무 중 후임병의 위생도구를 함부로 사용해 영창 7일에 처해지는 등 현역 복무를 불성실하게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 이 사건으로 소속 부대원을 포함한 많은 장병과 군복무 자들의 자긍심을 훼손해 어느 정도 공법상 권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3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최씨는 이날 본인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보니 어떤 마음이 드느냐는 오 판사의 질문에는 힘없는 목소리로 "후회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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