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1월 9일 목요일 뉴스의 맥입니다. 요즘 청와대에서 건배사의 정치학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두 거물 정치인 서청원·이재오 의원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한·일 관계에서 미국이 이중플레이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 건배사의 정치학
-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원로들을 잇달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만찬이다 보니 술이 빠질 수 없고 자연히 건배사에 관심이 쏠립니다.
엊그제 국회의원들과의 만찬에서는 두 가지 건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통일, 대박'과 '서울, 탈환'입니다. '통일, 대박'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이유도 있지만, 지난 대선 때 새누리에서 가장 많이 썼던 건배사인 '대박'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대박'은 '대통령 박근혜'의 줄임말입니다.
'서울 탈환'은 서울시당 의원들이 있던 테이블에서 나왔는데, 열세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현 박원순 시장을 꼭 꺾자는 결의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상임고문단과의 만찬에서는 "우리 대통령, 우리가 있어요"라는 건배사가 등장했습니다. 집권 초반부터 야당의 거센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원로들이 힘을 모아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이기자'라는 건배사도 눈길을 끌었는데, 알려진 대로 '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는 의미뿐 아니라 지방선거에 반드시 이기자는 두 가지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청와대에 개설된 '건배사의 정치학', 다음 강의도 주목됩니다.
2. 서청원과 이재오
- 어제(8일) 새누리당 아침 회의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7선 의원과 5선 의원의 설전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주인공은 친박 핵심 서청원 의원과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입니다.
이재오 의원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비판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이에 서청원 의원은 이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는데도 "무슨 개헌이냐, 왜 저런 말을 하느냐"며 노골적으로 비난했고 이어 발언을 자청해 개헌보다는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두 중진의 인연에 대해 새삼 관심이 쏠리는데, 사실 두 사람은 중앙대학교 2년 선후배로 정치 뿌리도 상도동계로 같습니다. 그러던 두 사람이 갈라선 결정적인 계기는 2007년 대선 경선입니다. 이명박 캠프의 좌장이었던 이 의원은 YS에 이어 상도동계의 핵심이던 서 의원까지 데려오려 했지만, 서 의원은 박근혜 캠프를 선택했습니다. 2008년 이른바 '친박 학살' 공천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이런 기류는 MB 정부 내내 계속됐습니다. 그러다 정권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두 사람의 전세도 180도 역전됐습니다.
서청원 의원이 친박계 차기 당권 주자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 두 사람의 갈등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정치권의 관측입니다.
3. 당신의 카드 안녕하십니까
- 새해 벽두부터 사상 최악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카드는 KB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 농협카드로 유출된 정보는 무려 1억 4백만 건에 달합니다. 여기에는 고객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주소는 물론 신용카드 사용 내역까지 포함됐습니다.
요즘은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거래정보는 곧 한 개인의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거래정보만 쭉 봐도 언제 어디를 주로 가는지 교통수단은 뭘 이용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사고가 카드사 정식 직원도 아닌 외부 용역직원을 통해 발생했다는 겁니다. 가장 소중하게 다뤄져야 할 개인 정보가 외부 사람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카드사들의 안이한 보안의식이 당장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피해자들의 손해 배상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법원은 때로는 기업 측에 때로는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꼭 엄정한 판결을 내려 금융회사들의 보안 의식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4. 미국의 이중플레이
- 일본에 실망했다더니….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미국 케리 국무장관이 어제 한·미 외교장관 회담 브리핑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브리핑을 한 윤병세 장관은 속된 말로 '뻘쭘' 해졌습니다. 윤 장관은 "본인은 역사 문제가 동북아에서 화해와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고 진정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얘기했는데 정작 케리 장관은 이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였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이 이중 플레이, 즉 역사와 안보 문제를 분리 대응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사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절대 버릴 수 없는 카드이긴 합니다. 동북아에서 미국과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중국을 안보·경제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힘 좋은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에 진정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면 한·일 관계를 이렇게 제3자적 관점에서만 지켜봐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본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일본이 말을 들을 만한 세계 유일의 나라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1월 9일 목요일 뉴스의 맥입니다. 요즘 청와대에서 건배사의 정치학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두 거물 정치인 서청원·이재오 의원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한·일 관계에서 미국이 이중플레이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 건배사의 정치학
-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원로들을 잇달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만찬이다 보니 술이 빠질 수 없고 자연히 건배사에 관심이 쏠립니다.
엊그제 국회의원들과의 만찬에서는 두 가지 건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통일, 대박'과 '서울, 탈환'입니다. '통일, 대박'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이유도 있지만, 지난 대선 때 새누리에서 가장 많이 썼던 건배사인 '대박'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대박'은 '대통령 박근혜'의 줄임말입니다.
'서울 탈환'은 서울시당 의원들이 있던 테이블에서 나왔는데, 열세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현 박원순 시장을 꼭 꺾자는 결의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상임고문단과의 만찬에서는 "우리 대통령, 우리가 있어요"라는 건배사가 등장했습니다. 집권 초반부터 야당의 거센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원로들이 힘을 모아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이기자'라는 건배사도 눈길을 끌었는데, 알려진 대로 '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는 의미뿐 아니라 지방선거에 반드시 이기자는 두 가지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청와대에 개설된 '건배사의 정치학', 다음 강의도 주목됩니다.
2. 서청원과 이재오
- 어제(8일) 새누리당 아침 회의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7선 의원과 5선 의원의 설전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주인공은 친박 핵심 서청원 의원과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입니다.
이재오 의원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비판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이에 서청원 의원은 이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는데도 "무슨 개헌이냐, 왜 저런 말을 하느냐"며 노골적으로 비난했고 이어 발언을 자청해 개헌보다는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두 중진의 인연에 대해 새삼 관심이 쏠리는데, 사실 두 사람은 중앙대학교 2년 선후배로 정치 뿌리도 상도동계로 같습니다. 그러던 두 사람이 갈라선 결정적인 계기는 2007년 대선 경선입니다. 이명박 캠프의 좌장이었던 이 의원은 YS에 이어 상도동계의 핵심이던 서 의원까지 데려오려 했지만, 서 의원은 박근혜 캠프를 선택했습니다. 2008년 이른바 '친박 학살' 공천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이런 기류는 MB 정부 내내 계속됐습니다. 그러다 정권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두 사람의 전세도 180도 역전됐습니다.
서청원 의원이 친박계 차기 당권 주자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 두 사람의 갈등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정치권의 관측입니다.
3. 당신의 카드 안녕하십니까
- 새해 벽두부터 사상 최악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카드는 KB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 농협카드로 유출된 정보는 무려 1억 4백만 건에 달합니다. 여기에는 고객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주소는 물론 신용카드 사용 내역까지 포함됐습니다.
요즘은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거래정보는 곧 한 개인의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거래정보만 쭉 봐도 언제 어디를 주로 가는지 교통수단은 뭘 이용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사고가 카드사 정식 직원도 아닌 외부 용역직원을 통해 발생했다는 겁니다. 가장 소중하게 다뤄져야 할 개인 정보가 외부 사람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카드사들의 안이한 보안의식이 당장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피해자들의 손해 배상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법원은 때로는 기업 측에 때로는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꼭 엄정한 판결을 내려 금융회사들의 보안 의식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4. 미국의 이중플레이
- 일본에 실망했다더니….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미국 케리 국무장관이 어제 한·미 외교장관 회담 브리핑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브리핑을 한 윤병세 장관은 속된 말로 '뻘쭘' 해졌습니다. 윤 장관은 "본인은 역사 문제가 동북아에서 화해와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고 진정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얘기했는데 정작 케리 장관은 이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였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이 이중 플레이, 즉 역사와 안보 문제를 분리 대응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사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절대 버릴 수 없는 카드이긴 합니다. 동북아에서 미국과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중국을 안보·경제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힘 좋은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에 진정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면 한·일 관계를 이렇게 제3자적 관점에서만 지켜봐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본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일본이 말을 들을 만한 세계 유일의 나라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