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응급환자 태우고 '거북 운전'한 소방관 파면
입력 2014-01-08 20:00  | 수정 2014-01-08 20:41
【 앵커멘트 】
응급환자를 태운 119 구급차가 일부러 거북이 운전을 하고 또 먼 길로 돌아간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구급차를 운전했다가 파면된 소방관이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파면이 마땅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119 안전센터.

지난 2012년 6월 밤 11시쯤,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응급 환자를 이송하게 됩니다.

환자 부모는 딸이 그동안 치료를 받아온 신촌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상사인 구급대원 역시 부모 편을 들었지만, 차를 몬 50살 김 모 소방관은 현장에서 가까운 다른 병원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습니다.


1분 1초가 아까운 위급한 상황.

구급차 안에서는 부모와 김 씨 사이에 말다툼이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소방서 관계자
- "보호자가 원하는 병원으로 안 가고 다른 병원으로 진로를 변경해서 가니까 환자 보호자는 원하는 병원으로 가달라…"

급기야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서로 다퉜고, 부모는 울먹이며 애원까지 했습니다.

▶ 스탠딩 :서정표 / 기자
- "하지만, 김 씨는 자기 마음대로 이곳 병원으로 운전을 했고, 다른 구급대원과 승강이를 벌인 뒤에서야 환자의 부모가 원하는 병원으로 뒤늦게 차를 돌렸습니다."

경로를 바꾼 것에 화가난 김 씨는 차가 없는데도 시속 20~30㎞로 거북이 운전을 했고, 수 차례 급정거를 하는 등 심통을 부렸습니다.

결국 이 일로 파면당한 김 씨는 억울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조대원은 환자나 보호자가 희망하는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입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조영민
영상편집: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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