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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이승기-김기희 “우리도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입력 2014-01-08 17:17 
전북의 이승기(오른쪽)와 김기희가 대표팀 소집훈련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그들은 “우리도 홍명보의 아이들”이라며 건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 스포츠공감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완주) 임성일 기자] 전북현대 선수단이 8일 동계훈련 장소인 브라질로 떠났다. 김남일을 비롯해 이승렬 김인성 최보경 등 새로 가세한 선수들과 이동국 정인환 정혁 등 기존 선수들 모두 2014년 K리그 우승과 ACL 정복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 장도에 올랐다.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향후 1달 간의 여정으로 집중 담금질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말끔히 차려입은 복장으로 파이팅을 외쳤으나 두 명의 선수는 어색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무리에 섞여 있었다. 미드필더 이승기와 수비수 김기희였다. 두 선수는 브라질행 비행기에 함께 하지 못한다. 부상 탓이 아니다. 오는 13일부터 진행되는 국가대표팀 전지훈련(브라질-미국)에 합류하는 까닭이다.
동료들을 배웅한 후 두 선수와 MK스포츠가 마주앉아 홍명보호 승선을 앞둔 각오를 들어봤다. 이승기도 김기희도 대표팀 합류는 오랜만이라 더욱 설레고 다부진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공히 ‘마지막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김기희는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다부진 생각을 전했고 부상으로 한동안 대표팀과 멀어졌던 이승기 역시 부상 이후 가능성이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감사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쟁에 임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번 대표팀 전지훈련은 국내파 중심으로 진행된다. K리거 21명과 J리거 2명 등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의 문을 열고자 사활을 걸어야하는 무대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해외파들과의 진짜 경쟁을 감안한다면 1월 전훈은 1차 거름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고 월드컵행을 장담할 수는 없으나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숫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놓칠 수 없는 도전이다.
김기희는 월드컵이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선수 커리어의 큰 방점이다. 해외파들이 분명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홍명보 감독님께 보여주지 못한 것을 하나둘씩 보여준다면 분명 내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승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승기는 TV로만 지켜봤던 월드컵이다. 유럽과 남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나서는 대회다. 그 동경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설렌다”면서 국내파 역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파의 존재에 주눅 들지 않을 것”이라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허심탄회하게 ‘도전자라 인정했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그리고 이전에 홍명보 감독과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지도를 받은 이들이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 현실을 인정하기 때문에 더 홀가분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졌다.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선수들과의 경쟁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 일품이다.
김기희는 어떤 지도자든 자신의 축구철학이 있고, 그 철학을 실천해 낼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들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지금껏 홍명보 감독님과 많은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경쟁에서 앞서는 게 당연하다.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관건은 얼마나 홍명보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 주는가이다”는 말로 건강한 도전정신을 피력했다.
이승기의 말은 더 ‘돌직구였다. 그는 이전까지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우리도 홍 감독님의 부름을 받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우리도 홍명보의 아이들이다”라고 웃은 뒤 부담을 벗고 집중해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 생각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자신들이 극복해야할 ‘경쟁상대에 대한 언급에서는 20대 중반의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이 나왔다.
김기희는 내 포지션에서의 경쟁자는 정해져 있겠지만, 사실 모든 것과의 경쟁이다. 런던올림픽 때도 그랬다. 홍정호가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아무도 모른다. 부상과 컨디션 등 나와의 경쟁이기도 하다”는 말로 더 큰 ‘적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승기가 이니에스타 정도의 실력만 되면 월드컵에 갈 수 있지 않겠는가”라던 농담조 다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수줍은 듯 할 말을 다하던 두 선수는 끝으로 그래도 K리그 최고 명문구단인 ‘전북현대가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의 소속팀으로 노출되어야할 것 아닌가”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월드컵 승선여부는 홍명보 감독의 몫이지만, 이 정도의 배포라면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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