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은, 기업 보유 통화량 처음으로 500조원 돌파
입력 2014-01-08 15:30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유자금이 늘어나면서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은 1065조7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1%(평잔, 원계열 기준) 증가했다.
기업의 M2는 508조1000억원으로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은 9.9%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시여유자금 예치가 늘어나 기업 부문의 보유 통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M2는 언제든지 유통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현금.결제성예금(M1)을 비롯해 장기금융상품을 제외한 정기예.적금 및 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전신탁, 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2010년 연중 M2 증가율은 가계와 기업이 각각 8%, 10.9%였으나 이듬해 4.1%, 7.5%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금융자산이 늘어나면서 점점 증가율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1월에는 각각 3%, 6.9%로 기업의 M2가 가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보유금액 격차에도 영향을 미쳐 2010년 평균 가계가 보유한 M2는 932조5000억원으로 기업(395조1000억원)의 2.35배에 달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그 비율이 2.09배로 가계보유 M2의 상대적 규모가 줄었다.
가계와 기업 뿐만 아니라 기타금융기관(보험,증권,여선전문), 기타부문(사회보장기구 및 지자체) 등 전체 경제주체별 M2 보유 비중을 보더라도 가계는 2010년 56.9%에서 지난 11월 55.5%로 줄어든 반면, 기업은 24.1%에서 25.9%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나 기업이 보유하는 통화가 늘어나는 데에는 소득(수입)증가, 소비(투자)유보 뿐만 아니라 대출의 증가도 작용할 수 있다"며 "경제 내에서 창출되는 소득이 가계보다 기업으로만 흘러갔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이 같은 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523조7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한시적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2조2천억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을 앞두고 기업대출 잔액은 부채비율 관리 등을 이유로 전달보다 12조7000억원 감소한 62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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