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사이즈 커진 ABS 발행시장도 일부 증권사가 싹쓸이
입력 2014-01-08 13:25  | 수정 2014-01-08 14:00

[본 기사는 1월 6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2013년 자본시장 성적 결산◆
회사채 발행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투자금융(IB)업계에 '오아시스'가 됐다.
그러나 ABS 발행 주관도 일부 증권사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ABS 발행주관 성적 덕분에 전체 채권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 순위 상위권을 유지했다.
올해도 ABS 시장 성장세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은 입맛만 다시는 처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 레이더M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기준 공모 ABS 발행금액 총액은 20조1192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2년(18조4466억원)과 비교해 2조원 가량 늘었다. ABS시장 발행 규모는 2010년(11조원), 2011년(12조6000억원)에 이어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회사채는 물론 금융채 은행채 등 채권 발생시장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ABS 시장만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다름아닌 '스마트폰' 덕이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회사들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 수요가 꾸준했기 때문이다.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란 이통사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단말기를 할부로 판매하고 받을 미래 매출액(단말기할부채권)을 현재로 가져와 현금화하는 금융기법이다. 이통사들은 단말기할부채권을 제휴 관계가 있는 카드회사에 팔아 현금을 조달하고, 카드사들은 이를 유동화(팩토링)한다.
주로 팩토링은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이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나SK카드가 SK텔레콤 팩토링을 전담했으나, 금융당국이 카드사가 자기자본 대비 일정 수준까지 단말기할부채권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면서 하나SK카드 물량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쪽으로 상당부분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과 관계가 있는 딜(Deal)에 꾸준히 참여해온 증권사들이 ABS 발행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모습을 보였다. 올해 ABS발행시장이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3강 구도로 형성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IB업계 시각이다.
실제 KB투자증권은 지난해 전체 ABS 발행시장의 20%에 달하는 4조169억원을 대표주관해 발행했다. 지난 2012년 ABS 대표주관 금액(8700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KB투자증권 뒤를 KDB대우증권(3조5000억원)과 신한금융투자(3조4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4위인 우리투자증권(9300억원)과 격차가 컸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전체 DCM리그테이블 실적(5조8000억원)중 절반 이상을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 딜로 올렸다.
반면 지난 2012년까지 ABS 발행 성적 덕에 1조8000억원 이상 채권발행 주관 실적을 보였던 하나대투증권은 리그테이블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나SK카드가 단말기할부채권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관련 딜을 주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신규 단말기 교체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돼 단말기할부채권유동화를 통한 ABS 발행 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어떤 증권사가 관련 딜을 더 많이 따게 될 것인지 여부가 올해 DCM리그테이블 순위를 가르게 될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 시장이 예전만큼 성장하긴 어렵겠지만 일정 규모는 유지할 것"이라며 "소수 증권사가 대표 주관을 따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어 올해 리그테이블 순위가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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