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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대역’②] “대우 좋아졌다고 하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입력 2014-01-08 10:30  | 수정 2014-01-08 18:15
사진=EBS
[MBN스타 금빛나 기자]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한 장면처럼 스턴트맨이 크게 부상당했음에도 극중 조그만 상처만 난 배우만 챙기는, 이른바 스턴트맨을 무시하는 모습은 실제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무리 냉정한 촬영감독과 배우라도 사람인데 눈앞에 다친 사람을 두고 무시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아무리 배우의 연기를 대신하는 대역이라지만 대역배우 자체가 쉽게 구할 수 없는 고급 인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크릿가든 정도는 아니었지만 과거 촬영현장에서 일부 감독의 경우, 다친 대역배우에게 왜 그것밖에 못하냐고 몰지각하게 고함치는 경우가 있긴 했었죠. 그런데 요즘이 어떤 시대야. 행동 하나 잘못해도 바로 알려지는 시대지 않습니까. 자칫 잘못하면 귀찮은 일에 휘말릴지도 모르는데 대부분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친절할 수밖에 없죠.”

스턴트맨으로 10여년을 넘게 살아온 이대국(가명, 35) 씨가 말하는 촬영현장은 인격적인 면에서는 예전에 비해 좋아진 것이 사실이나 대부분의 경우 눈치 보기식 대우일 뿐, 그 외에 다른 부분이라면 솔직히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었다.

생방송처럼 촬영이 진행되는 드라마의 경우 촬영지연에서부터 시작해서 빡빡한 스케줄로 제대로 쉬지 못할 경우도 많고, 쪽대본으로 인해 당일 날 동선을 맞춰보는 등 촬영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대역들 역시 이를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대역배우를 관리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오늘 촬영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할 것이라고 해놓고서 매번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 이런 부분이 체계적으로 정해져있지 않다보니 예정 시간보다 늦어지는 것은 일상다반사며, 그렇다고 현장에 대기실이 어디 있느냐. 이렇다 보니 남들처럼 쉬지도 못할 때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여기에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외주제작의 피해까지 입는 경우도 많았다. 다른 출연 배우들처럼 받기로 한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농담처럼 그래서 나는 통장에 돈이 입금되기 전까지 절대 움직이니 않는다”고 말하면서, 역설적으로 그만큼 일한만큼 돈을 지급하지 않는 곳이 많음을 알렸다. 이런 일들이 적지 않게 발행하다보니 노조에서 소송에 들어가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았다.

영화 촬영현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빡빡하게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현장에 비해 한층 여유롭게 진행되는 영화 촬영현장의 경우 대역배우들에 대한 전반적인 대우 역시 좋은 편에 속했다. 다만 한창 촬영이 진행 중이던 영화가 중도에 작업진행이 전면취소든지, 개봉 전까지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출연료는 방송에 비해 적다는 문제점들을 보이기도 했었다. 힘들기는 하나 등급제가 있어서 출연료에 있어서는 액수가 높은 드라마와 달리 영화의 경우는 10년 전 출연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급여적인 부분에서도 과거에 비해 액수가 올랐다고 하나 물가가 상승하면서 오른 것이지, 대역배우에 대한 액수가 오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스턴트맨들은 작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이지, 결코 돈을 많이 벌기위해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이종연 무술감독은 스턴트맨이 하고 싶다는 이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거라면 차라리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만약 집안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말리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냐. 하지만 이 일을 천직으로 하기에는 다치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일확천금을 받는 것도 아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과 웬만한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든 직업”이라고 말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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