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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가물치, 유치하지만 ‘괜찮다~’
입력 2014-01-07 15:22 
크레용팝의 소속사가 야심 차게 데뷔 시킨 남자 아이돌 그룹 가물치(K-MUCH)가 베일을 벗었다. 시작은 유치했다. 그러나 그 끝은 창대할 수도 있겠다.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꽤 '괜찮다~'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크롬엔터테인먼트는 가물치의 데뷔 앨범 ‘비욘드 디 오션(Beyond the ocean)의 음원을 7일 정오 발매했다. 타이틀곡 '뭣 모르고'의 뮤직비디오도 동시 공개됐다. 아직 본격적인 무대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현재 이들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유일한 수단이어서 관심이 쏠렸다.
'뭣 모르고' 뮤직비디오는 크레용팝의 '빠빠빠'가 그랬듯 저비용 고효율로 제작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조악한 컴퓨터그래픽과 분장 탓이다. 주 무대는 낡은 창고 공간으로 보이는 곳이다. 가물치는 한강 둔치 외 이곳에서 이동 없이 춤을 추고 노래할 뿐이다.
콘셉트는 여느 남자 아이돌과 비슷하다. 전사 콘셉트다. 초능력을 내세워 데뷔했던 지금의 '대세돌' 엑소(EXO)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다. '힙합돌' 비에이피(B.A.P) 역시 우주 전사였다. 다만 앞서 두 그룹이 엄청난 물량공세로 화려한 비주얼을 완성시킨 반면 가물치는 다소 촌스럽다.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만 놓고 보면 일본 어린이 영화 '파워레인저' 보다도 못하다. 일부러 그러한 연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막을 궁서체로 처리한 점이 눈에 띈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식이다.
영상미는 부족하지만 스토리는 명확하다. 고등학생으로 분한 가물치 멤버 다섯 명이 지구를 지키는 전사로 변신한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이 재미 있다. 다섯 개의 신성한 헬멧을 모아 가물치 정령을 소환한다.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장면이라고 소속사 측은 표현했으나 무르익지 않은 그들의 연기력에 손발이 오그라든다.
허접한 컴퓨터그래픽 가물치 정령은 눈에서 레이저 광선을 쏜다. 멤버들의 수호천사로 등장한 엘나인(크레용팝 엘린)도 마찬가지다. 어찌 됐든 가물치 멤버들은 엘나인의 도움으로 전사가 된다.
코믹스러운 줄거리와 달리 일단 전체적인 무대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가물치는 특수기동대(SWAT) 복장으로 역동적이면서도 남성적인 군무를 펼쳤다. 따라하기 쉬우면서도 절도 있는 동작들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tvN '푸른거탑', MBC '진짜 사나이', XTM '국가가 부른다' 등 예능가를 강타한 '밀리터리(軍) 열풍'이 가물치를 통해 가요계로 옮겨진 분위기다.
음악은 크레용팝 '빠빠빠'의 구성과 비슷하다. '렛츠 고! 에브리바디' 등의 추임새도 여지 없이 삽입됐다. 소속사 측은 크레용팝 ‘빠빠빠의 최초 원곡을 가물치의 색깔에 맞게 약간 수정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기타 사운드와 빠른 비트의 멜로디가 묘하게 어우러져 듣는 이의 귀에 박힌다. 후렴구는 중독성이 강하다.
가물치는 이날 케이블채널 SBS MTV ‘더 쇼: 올 어바웃 케이팝에서 데뷔 무대를 치른다. 크레용팝의 후광을 입어 데뷔 전부터 대형기획사 신예 아이돌 못지 않게 주목받은 가물치다. JYP와 YG의 신인 그룹 '갓세븐'과 '위너'가 각각 출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가물치가 가요계 복병으로 떠오를 지 지켜볼 만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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