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계한 고(故) 서갑양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포함된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시키는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지지체를 개발했다.
서울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정종훈 교수와 김장호 연구원, 서갑양 교수 공동 연구진은 신체 조직을 모방한 '나노지지체'를 개발, 줄기세포의 분화 속도를 20% 가량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줄기세포가 뼈나 신경세포, 피부 내에서 자라는 것에 착안, 이 조직을 모방한 구조물을 만들면 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은 신체 조직과 똑같은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고 서갑양 교수가 개발한 '표면장력리소그래피'법을 활용했다. 김장호 연구원은 "표면장력리소그래피법은 미세한 구조물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해 줄기세포가 분화할 수 있는 나노지지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종훈 교수는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재생의학 연구분야의 지지체 개발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고 서갑양 교수는 지난해 6월 말, 학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하와이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가 발행하는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올해의 젊은 과학자 100인'에 뽑혔으며 생전에 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등록 국제학술지에 논문 180여 편을 게재하는 등 학계에서 주목받던 천재 과학자로 뽑혔다. 생전에는 도마뱀이나 딱정벌레를 모방한 생체모방형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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