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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비스트 용준형, 아이돌 넘어 뮤지션 도전하다
입력 2014-01-07 09:18 
[MBN스타 송초롱 기자] ‘뱃걸(bad girl)을 외치던 소년이 프로듀서의 마인드로 판세들 읽을 줄 아는 전문가로 성장하기까지 햇수로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바로 비스트 용준형의 이야기다. 지난해 비스트의 정규 2집 앨범 ‘섀도우에서 전체 프로듀싱을 선보이던 그가 이번에는 ‘플라워로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솔로 앨범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용준형을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멤버들이 없이 홀로 등장한 그는 약간 긴장한 듯 한숨과 헛기침을 하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메가 히트곡을 만드는 것 보다는 대중들이 ‘저 녀석이 음악을 한다더니, 자기 일을 잘하는 구나. 음악 하는 애구나라는 것만 인정받고 싶다면서 인터뷰의 시작을 알렸다.

‘플라워라는 단어로 꼭 음악적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느낌이 왔어요. 꽃이 폈다가 지는 모습을 음악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는데 메모장에 ‘플라워를 적어두고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렇게 틈틈이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서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됐어요.”

그는 이번 앨범에 수록돼 있는 5곡을 모두 작사·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감명을 얻는 곳이 있냐고 묻자 그는 비유하는 것들을 좋아해서 플라워라는 것을 정해놓고 혼자서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 내면의 것들을 이끌어내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라고 말했다.

제 경험을 토대로 큰 뼈대를 만들고, 그것에 스토리나 상상을 더해서 만들어 냈죠. 경험이 들어가지 않은 노래와 느껴보지도 못하고 ‘사랑노래는 이렇게 만들겠지라는 생각으로 만들어 낸 노래는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통해 진실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용준형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은 자기 자식 같은 곡이라면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얼굴만 봐도 그의 음악 사랑이 느껴졌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었냐고 묻자 그는 없어요”라면서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과하거나 아쉬운 점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 자체가 과하지 않은 ‘미니멀을 추구하고 있는데 딱 그렇게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스스로 느끼기에 만족스러운 솔로앨범, 비스트 앨범 총괄 프로듀싱, 다른 가수들에게도 자신이 만든 작품을 주고 있는 용준형이기에 콜로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가수가 있냐고 묻자, 아직 이른 것 같다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어떤 분이던 같이 작업한다는 것은 굉장한 경험인 것 같고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면 제가 못 보여드렸던 작업도 보여드릴 수 있고요. 하지만 제가 아직 미숙한 것 같아서 좀 더 성숙해지면 하고 싶어요.”

그는 편곡이나 가사·멜로디 등을 전체적으로 진행을 할 때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자괴감에 빠지는 편”면서 그런 들쑥날쑥한 면이 자신의 미숙한 점이라고 고백했다.

작업할 때 잘 삐뚤어지는 편이예요. 제 자신조차도 왜 컨트롤 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럴 때 고등학교 동창인 김태주 작곡가가 잡아줘요. 제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서 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서로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그래서 작업을 꾸준히 같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음악을 그만 두기 전까지는 그 친구와 같이 음악 할 것 같아요.”

사진=뮤직비디오 캡처
이번 솔로앨범은 음악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로도 눈길을 모았다. 그는 뮤직비디오를 묻는 말에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 속에 숨겨진 스토리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랑하는 남녀가 있었다. 하지만 남자(용준형 분)가 불의의 사고로 먼저 죽게 된다. 연인을 그리워하던 여자는 남자를 봉제인형처럼 재가공해 부활시킨다. 다시 돌아온 남자는 사람도 인형도 아닌 그 중간의 모습을 하게 되고, 실증을 느낀 여자는 그를 떠난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이 부활해서 처음 본 사람이 그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워한다. 그래서 탄생한 장면이 용준형의 목이 잘리는 장면이다.

이기백 감독님, 김태주 작곡가, 제 의견을 모아서 만든 뮤직비디오예요. 스토리를 자세히 보여줄까도 생각했는데 앨범 콘셉트가 ‘미니멀인 만큼 자세히 구체화 시키지 않았죠. 구체화 시키면 과하거나 복잡할 것 같아서요. 저의 목이 잘리는 장면을 통해서 그런 상황이 돼도 그 여자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보자마자 징그럽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용준형의 솔로 앨범은 수록곡부터 뮤직비디오, 전체적인 콘셉트까지 그의 손길이 안 거친 곳이 없었다. 자식이 잘 되는 것을 바라는 아버지처럼 그에게 음반이나 음원 성적에 대한 높은 성적 욕심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저었다.

좋은 성적을 받으면 좋죠. 하지만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아예 가지질 않았어요. 임펙트 있는 곡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이슈의 중심에 설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 앨범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꼭하고 싶어요. ‘앨범이 잘 된다라는 말은 사람마다 의미가 다른 것 같아요. 누군가에서는 음원차트 상위권에 등극하고 히트를 하는 것이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그의 의지가 통한 듯 이번 ‘플라워 앨범은 대중들에게 그의 색깔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아이돌 그룹에서 랩 하던 멤버가 아닌 자신의 음악을 할 줄 아는 뮤지션으로서의 길에 한걸음 더 다가간 것이다.

2013년은 비스트 전체 프로듀서도 했고, Mnet 음악드라마 ‘몬스타를 통해 연기 활동도 했어요. 이번에는 솔로 앨범도 나왔고요. 제가 했던 모든 작업들이 재미있었어요. 제 안에 있던 것을 꺼내서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작업이잖아요. 그래서 2014년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 보다는 해왔던 것을 발전시키고 싶어요. 완벽했던 작업들은 아니었지만 시작을 잘한 것 같아요. 제가 얼마만큼 더 할 수 있을지 기대돼요. 2014년은 더 바빴으면 좋겠어요.”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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