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헤지펀드에 뭉칫돈…2조달러 첫 돌파
입력 2014-01-06 17:2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헤지펀드로 다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 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2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에 새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 지역에 집중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단기 투자 성향의 헤지펀드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 개선 및 추가 지수 상승을 예상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6일 매일경제신문이 헤지펀드 조사기관 유레카헤지가 최근 작성한 '2013년 글로벌 헤지펀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헤지펀드에 신규 투자된 금액은 1461억달러(약 154조원)로, 이 가운데 93%인 1360억달러(약 143조원)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지역 투자 헤지펀드에 가장 많은 736억달러의 자금이 몰렸고, 유럽 헤지펀드에 624억달러가 유입됐다. 글로벌 헤지펀드 대다수가 북미와 유럽 지역의 추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북미와 유럽에 이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투자 헤지펀드에 11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 반면 일본과 중남미 헤지펀드에선 각각 3억달러와 6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글로벌 헤지펀드 전체 순자산은 지난해 2288억달러 증가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헤지펀드 누적 순자산은 2조35억달러(재간접헤지펀드 제외)로 사상 처음으로 2조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글로벌 헤지펀드 순자산 최고치는 2007년 말 기준 1조8862억달러였다.
또 다른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의 케네스 하인즈 대표는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불안한 글로벌 정치ㆍ경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의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헤지펀드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 추세는 2014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헤지펀드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8.02%로 집계됐다. 상반기(2.53%)보다 하반기(5.36%)에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일본 투자 헤지펀드가 25.7%로 가장 성과가 좋았다. 다만 일본의 경우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에도 자금 흐름은 순유출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헤지펀드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전략별 헤지펀드 수익률에선 '부실채권(Distressed Debt)'에 투자하는 전략의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이 16.8%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롱쇼트 주식(Long-Short Equity)' 전략 헤지펀드가 14.3%, 인수ㆍ합병(M&A) 등 각종 이벤트로 인한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 헤지펀드가 11.3% 순으로 높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헤지펀드가 북미와 유럽에 몰린 것은 당분간 선진국 증시의 강세와 신흥국 증시의 상대적 약세를 전망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국내 증시 투자자들도 이 같은 큰 흐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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