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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터널 벗어난 이학주, ML 승격 과제는?
입력 2014-01-06 11:38  | 수정 2014-01-06 15:19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올해안에 한국 국적 현역 2호 메이저리거 타자의 탄생을 볼 수 있을까. 이학주(24)가 그 후보인데 가능성은 매우 높다. 완벽한 회복을 전제로 한 ‘건강이 빅리그 승격의 유일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야구전문 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BA) 인터넷판은 6일(한국시간) 순조롭게 재활중인 템파베이 레이스의 내야수 이학주의 소식을 전했다. 이제 마지막 걸림돌이 사라졌다.
템파베이는 물론 미국 언론들의 이학주의 평가는 매우 좋다. 이학주는 2014년 BA가 선정한 템파베이 유망주 중에서 전체 2위, 메이저리그 선수까지 포함한 25세 이하 유망주 중에서는 5위에 올랐다. 입지가 탄탄한데다 경쟁자도 적다. 여러 정황들을 따져보면 올 시즌 중 빅리그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 매우 유력해졌다.
▲ 순조로운 재활, 첫 번째 단추는 잘 채웠다
부상에서 순조롭게 돌아온 점이 최우선 긍정신호다. 지난해 이학주는 4월 21일 템파베이 산하 트리플A팀인 더램 불스 소속으로 볼티모어 산하 노포크 타이즈와 경기를 하던 도중, 2루에서 트래비스 이시카와의 깊은 태클에 왼쪽 무릎을 가격당해 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당했다. 무릎이 완전히 뒤틀릴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었다. 수술을 마친 이학주는 이후 10개월에 가까운 기간 동안 꾸준히 재활에 힘썼다.

재활은 성공적이었다. 앤드류 프리드먼 템파베이 부사장은 BA와 인터뷰서 이학주는 매우 열심히 재활을 소화했다”면서 이학주의 성실한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아마 이번 스프링캠프에 포함될 것이며 거기서 몇몇의 육체적인 활동(훈련)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이학주의 스프링캠프 합류를 예상했다.
실전 경기 투입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프리드먼 부사장은 이학주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하지만 복귀 시기는 3월이 될 지 4월이 될 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시기만 미정일 뿐 시즌 초반 복귀는 결정된 분위기다.
▲ 여전히 높은 평가, 팀내 유망주 2위-야수 1위
긴 기다림의 결실이 가까워 오고 있다. 우투좌타 내야수인 이학주는 충암고 재학 중이던 2008년 계약금 115만 달러를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고, 2012년 맷 가자 트레이드 때 템파베이로 건너왔다. 2012년에는 ESPN이 선정한 전체 유망주 중 12위에 선정됐고, BA가 매긴 유망주 순위에서는 2012년 44위, 2013년에는 90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 공백 여파로 올해 순위 하락이 예상됐지만 여전히 템파베이 팜내서 2번째 해당하는 높은 평가를 유지했다.
템파베이의 구단 특성도 이학주의 이른 승격을 예상케 하는 근거다. 템파베이는 전통적으로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데 인색한 팀이 아니었다. 오히려 빠른 시기에 승격시켜 연봉이 싸고 기량이 좋은 선수들의 나이대를 효율적으로 잘 이용한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꾸준히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전력을 유지하는 팀이다. 더해 이학주와 포지션이 같은 템파베이의 유격수인 벤 조브리스트, 유넬 에스코바가 확실한 경쟁력을 지닌 선수가 아니며, 단기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학주가 파고들 여지는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이학주의 출중한 수비능력이다. 수년간 이학주의 유격수 수비는 마이너리그 유격수 중에서도 최고수준으로 꼽힐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BA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도 이학주는 부드러운 글러브질, 강한 어깨, 정확하고 깔끔한 송구, 민첩한 신체 능력, 수비를 조율하는 침착함까지 수비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서 골고루 극찬을 받았다.
거기에 더해서 공격면의 평가도 점점 좋아지는 추세다. BA는 공격면에서 아직은 스피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해 트리플 A에서는 매우 좋은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면서 필드 전체로 공을 쳐낼 수 있는 타격능력을 보여줬고 침착성과 선구안을 증명했다”는 평을 내렸다. 실제로 지난해 이학주는 트리플 A 더램 소속으로 뛴 15경기서 타율 4할2푼2리 19안타 7타점 13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빠른 발도 강점. BA는 이학주가 부상 이전의 주루 능력을 회복한다면 한 시즌 30도루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학주가 팀의 차세대 유격수 1순위로 꼽히고 있다는 점은 승격의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다. 템파베이의 2014 BA 랭킹 10위권 내 유격수 포지션 경쟁자는 9위의 팀 베컴뿐인데, 이학주에 비해서 평가도 떨어질뿐더러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2014시즌 출전 자체가 어렵다.
BA는 2014 리포트에서 유넬 에스코바를 주전 유격수, 베컴을 백업 유격수, 이학주를 2015시즌 템파베이의 주전 유격수로 예상했다. 1년 단기계약을 맺은 에스코바가 주전, 상대적으로 이학주에 비해 기대치가 적은 베컴이 백업을 맡는 시나리오. 이학주가 승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이후 2015년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베컴이 BA 평가 이후 부상을 당해 1년 정도의 재활이 필요해졌다는 점에서 이학주가 시즌 중 호출될 가능성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인고의 시기를 기다려온 이학주에게 이제 남은 것은 차분한 준비와 함께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만 남은 상황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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