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경기 용인 죽전CGV. 영화 '용의자' 4회 차 상영. 소녀, 여성층 관객이 가득했다.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큰 스크린에서나마 배우 공유의 잘생긴 얼굴과 완벽한 복근을 보기 위해 이렇게 몰렸나라는 생각이 들 즈음 주변이 웅성거렸다.
이내 휴대폰 카메라 불빛이 여기저기 타졌다. 환호성도 들렸다. 주연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있는 상영관이었던 것. 개봉 3주차인데도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의 주연배우인 공유와 박희순, 유다인, 조재윤은 관객들을 직접 찾았다.
공유는 관객들의 성원에 고마움을 표하며, 2011년에 개봉한 전작 '도가니'(의 흥행)를 넘고 싶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앞서 '도가니'를 선택한 공유의 고생을 안다. 공유가 군에 있을 때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바랐단 건 많이 알려졌다. 모두가 반대했던 영화였다. 흥행을 무시할 수 없는 영화계에서 '도가니'는 흥행할 소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도가니'는 466만 명이 관람, 흥행작이 되는 동시에 장애인 성폭행 문제와 관련해 사회 환기 역할을 했다.
'용의자'는 사회 환기 역할은 없다.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짜릿한 액션 대작이다. 촬영 내내 공유가 고생한 사실이 온전히 드러난다. 혹자는 '용의자'는 "2시간 동안의 공유 CF"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괜찮다. 액션도 좋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울컥한 감정도 끌어낸다. 300만 명이 본 이유가 있다 싶다.
300만 명 중 공유를 향한 팬심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날 무대인사에서 영화를 두세 번 본 분들이 있느냐고 묻는 박희순의 말에 약 40여 명이 손을 들었다. 공유의 팬심을 알 수 있는 이유는 기자의 옆자리에 앉은 20대 초반 여성이 공유를 초점 맞춰 연신 플래시를 누르더니 무대인사가 끝나고 어느새 사라졌다. 꽉 차 있던 좌석 몇 개가 상영 시간 내내 비어 있었다.
물론 공유만이 300만명을 모은 건 아닌 게 분명하다. 팬심으로만 잘 되는 영화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유의 활약에 더불어 지동철을 쫓는 민세훈 대령 역의 박희순이 내뿜는 카리스마와 열혈 기자 유다인, 감초 캐릭터 조재윤 등이 극을 제대로 이끈 결과다. 당연히 원신연 감독이 이들을 버무리고, 극을 관심도 높게 전개한 이유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이 극장을 휩쓰는 모양새다. 다른 영화들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용의자'도 흥행 중이다. '변호인'을 깎아내릴 의도는 없다. 다만 현재 상영작 중 괜찮은 영화들도 많다는 것이다. 놓치면 후회할 정도라고 할까?
할리우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도 블록버스터 같은 외향에 잔잔한 드라마를 담고 있고,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잔잔한 감동에 더해 부성애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바웃 타임'도 가족과 시간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한다.
모든 영화를 보려면 주머니가 가벼워지겠지만, 그래도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이래저래 즐거울 게 분명하다.
참, 이날 무대인사에서 공유와 포옹을 하며 좋아하던 여성분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옆에 앉은 한 여성 관객은 말했습니다. "저 여자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들을 볼 수 있는 행운. 한국영화 흥행의 보너스입니다. 외국 영화들의 주인공은 만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언젠간 외국 배우들이 '짠~'하고 나타날 그 날을 상상할 수는 있겠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이내 휴대폰 카메라 불빛이 여기저기 타졌다. 환호성도 들렸다. 주연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있는 상영관이었던 것. 개봉 3주차인데도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의 주연배우인 공유와 박희순, 유다인, 조재윤은 관객들을 직접 찾았다.
공유는 관객들의 성원에 고마움을 표하며, 2011년에 개봉한 전작 '도가니'(의 흥행)를 넘고 싶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앞서 '도가니'를 선택한 공유의 고생을 안다. 공유가 군에 있을 때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바랐단 건 많이 알려졌다. 모두가 반대했던 영화였다. 흥행을 무시할 수 없는 영화계에서 '도가니'는 흥행할 소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도가니'는 466만 명이 관람, 흥행작이 되는 동시에 장애인 성폭행 문제와 관련해 사회 환기 역할을 했다.
'용의자'는 사회 환기 역할은 없다.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짜릿한 액션 대작이다. 촬영 내내 공유가 고생한 사실이 온전히 드러난다. 혹자는 '용의자'는 "2시간 동안의 공유 CF"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괜찮다. 액션도 좋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울컥한 감정도 끌어낸다. 300만 명이 본 이유가 있다 싶다.
300만 명 중 공유를 향한 팬심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날 무대인사에서 영화를 두세 번 본 분들이 있느냐고 묻는 박희순의 말에 약 40여 명이 손을 들었다. 공유의 팬심을 알 수 있는 이유는 기자의 옆자리에 앉은 20대 초반 여성이 공유를 초점 맞춰 연신 플래시를 누르더니 무대인사가 끝나고 어느새 사라졌다. 꽉 차 있던 좌석 몇 개가 상영 시간 내내 비어 있었다.
물론 공유만이 300만명을 모은 건 아닌 게 분명하다. 팬심으로만 잘 되는 영화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유의 활약에 더불어 지동철을 쫓는 민세훈 대령 역의 박희순이 내뿜는 카리스마와 열혈 기자 유다인, 감초 캐릭터 조재윤 등이 극을 제대로 이끈 결과다. 당연히 원신연 감독이 이들을 버무리고, 극을 관심도 높게 전개한 이유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이 극장을 휩쓰는 모양새다. 다른 영화들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용의자'도 흥행 중이다. '변호인'을 깎아내릴 의도는 없다. 다만 현재 상영작 중 괜찮은 영화들도 많다는 것이다. 놓치면 후회할 정도라고 할까?
할리우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도 블록버스터 같은 외향에 잔잔한 드라마를 담고 있고,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잔잔한 감동에 더해 부성애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바웃 타임'도 가족과 시간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한다.
모든 영화를 보려면 주머니가 가벼워지겠지만, 그래도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이래저래 즐거울 게 분명하다.
참, 이날 무대인사에서 공유와 포옹을 하며 좋아하던 여성분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옆에 앉은 한 여성 관객은 말했습니다. "저 여자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들을 볼 수 있는 행운. 한국영화 흥행의 보너스입니다. 외국 영화들의 주인공은 만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언젠간 외국 배우들이 '짠~'하고 나타날 그 날을 상상할 수는 있겠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