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에 총 넣고 돌린 말년병장 기소

【 앵커멘트 】
제대를 하루 앞둔 말년 병장이 총기를 세탁기에 넣고 돌린 죄로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총기 손질이 귀찮다고 꼼수를 부린 건데, 군형법상 항명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전역을 하루 앞두고 있던 육군 최 모 병장.

제대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날 저녁, 갑자기 총기를 손질하라는 상관의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총기 검열에 대비해 내려진 지시였습니다.

제대 전날 귀찮게 총기 손질이냐며 머리를 굴리던 최 병장은 갑자기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K-2 소총을 분해한 뒤 총열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 겁니다.

들킬까봐 총열을 옷가지에 감싸기까지 했지만, 세탁기에서 쿵 소리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료 신고로 금세 들통이 났습니다.

군대에서 총기는 '제2의 생명'으로 불릴 정도로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물품.

군 검찰은 사안이 무겁고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군형법 제44조 '항명' 규정을 적용해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군 검찰은 다음날 최 병장이 제대해 민간인 신분이 되자 사건을 서울 북부지검으로 보냈습니다.

최 병장은 "전역을 앞두고 순간적으로 잘못 생각했다"며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년 병장.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결국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