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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김광현, ‘3000만원’만 오른 까닭은?
입력 2014-01-03 16:13 
김광현은 2억7000만원에 2014년 연봉 계약을 마쳤다. 3년 만에 연봉이 올랐는데 인상폭이 3000만원이었다. 다른 10승 투수들과 비교해 인상 금액이 크지 않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광현이 2014년도 연봉 재계약을 마쳤다. 지난해보다 3000만원이 오른 2억7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다. 2억7000만원은 김광현의 2011년 개인 최고 연봉 타이다. 또한, 부상과 부진 탓에 2년 연속 삭감됐던 터라, 3년 만의 인상은 에이스의 자존심을 치켜세워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인상폭이 아주 크지 않다. 12.5%가 올랐다. 김광현은 지난해 10승으로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2011년의 4승 2012년의 8승보다는 승수 사냥을 잘 했다. 또한, 어깨 부상을 털며 구위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희망도 심어줬던 터다.
다른 10승 투수와 살펴봐도 김광현의 연봉 인상폭은 비교가 된다. 지난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는 19명이다. 외국인선수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는 총 11명이다. 이 가운데 올해 재계약한 연봉이 공식 발표된 투수는 김광현을 비롯해 5명이다.
자유계약선수(FA) 취득으로 대박을 터뜨린 장원삼(삼성·연봉 4억원->7억5000만원)을 빼면 노경은, 유희관(이상 두산), 이재학(NC)이 해를 넘기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 셋 다 김광현과 같은 10승을 올렸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노경은은 2억8000만원으로 김광현을 넘어섰다. 지난해 1억6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이 껑충 뛰었다. 75%가 인상됐다. 2011년 노경은의 연봉이 2900만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폭이다.
두산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유희관도 무려 285%(7400만원)가 인상돼, 1억원의 사나이가 됐다. 신인왕을 차지한 이재학도 5000만원에서 1억2500만원으로 7500만원이나 올랐다.
같은 10승을 거둔 김광현의 3000만원 인상 금액과 비교해, 셋 다 2배 이상이 올랐다. 고액 연봉자인 김광현과 절대적인 비교를 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그렇지만 김광현은 지난해 10승대 투수 가운데 가장 적은 인상 금액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배영수, 윤성환, 차우찬은 삼성의 통합 3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이 가운데 배영수와 윤성환은 FA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다. 롯데의 송승준도 고액 연봉자로 분류되어 있다. 생애 첫 10승을 한 류제국과 우규민(이상 LG)도 ‘대박을 앞두고 있다. 다들 인상 금액이 3000만원은 가뿐히 넘는다.
김광현의 연봉 인상폭은 아주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에이스에 대한 예우가 깔려있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에이스에 걸맞지 않았다. 2011년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 2012년 8승 5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프로 입문 이래 4점대 평균자책점은 처음이었다. 부상 탓에 100이닝(74⅓이닝-81⅔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태긴 했으나, 에이스답지 않은 성적표였다. 그럼에도 SK는 각각 2000만원, 1000만원만 삭감했다.
실상 김광현의 올해 성적도 10승을 하긴 했으나 ‘빼어나다라고 표현하기 어려웠다. 개인 시즌 최다인 9패를 했고, 평균자책점도 4.47로 2011년(4.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1.47로 매우 안 좋았다.
그런 가운데 김광현의 연봉을 올린 건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또한, 어깨 부상을 완전히 씻어냈다는 기대감도 포함되어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했다”라면서 김광현이 그동안 (부상 등으로)고생을 참 많이 했다. 부상에서 회복됐으니 올해 에이스로서 기대에 걸맞게 잘 해주기를 바라는 뜻도 들어있다. 김광현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원만하게 합의를 끝냈다”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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