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가 노조원들 몰래 사무실을 이전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륭전자분회 노조원은 지난 달 30일 아침부터 서울 신대방동에 있는 기륭전자 사무실에 아무런 통지 없이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들이닥쳐 사무기기 등 집기를 옮겼다고 2일 밝혔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6년에 걸친 정규직화 투쟁을 마치고 지난해 5월 회사로 복귀한 뒤 대기발령이 내려져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출근만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기륭분회 김소연 전 분회장은 "회사 이전 낌새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기습적으로 짐을 빼버리니 황당하다"며 "남들은 가족과 함께 단란하게 보낸 새해 첫날에 우리는 회사의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는 집회를 해야 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한편 기륭전자의 최동열 회장은 "회사 규모가 축소돼 예전 기륭사옥 옆 사무실로 이전했다"며 "지금은 회사가 너무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륭전자는 국외로 이전한 공장을 매각하는 등 최근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수개월간 사무실 임대료 5000만원을 내지 못해 건물주가 지난달 퇴거 통보를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기륭전자의 상장폐지를 심사 중이며, 주식은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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