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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레인 이펙트’는 없나…엠씨더맥스 ‘초강세’
입력 2014-01-02 15:55 
가수 비(왼쪽)와 엠씨더맥스
"'나비 효과'처럼 날갯짓 하나로 지구 반대편에 폭풍이 올수도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이 앨범 하나로 어떠한 영항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
배우 겸 가수 비(32·본명 정지훈)가 정규 6집 '레인 이펙트(Rain Effect)' 발매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시 했던 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의 영향력은 그 명성에 비해 부족한 듯 보인다. 국내 주요 음악 차트에서의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서다.
2일 오후 3시 현재 멜론, 엠넷뮤직,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등 국내 주요 음악사이트 실시간 차트 상위권은 그룹 엠씨더맥스의 7집 ‘언베일링(unveiling)이 장악한 상태다. 지난 1일 밤 11시 59분 발매된 이 앨범의 타이틀곡 '그대가 분다'는 대부분 음악 차트 1위를 석권한 뒤 여태껏 왕좌를 지키고 있다.
앞서 이날 정오 비의 새 앨범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큰 관심이 쏠렸던 터다. 여러 논란에 휩싸인 그가 제대 후 내놓는 첫 컴백작이다. 더군다나 최근 취재진에게 먼저 공개된 그의 곡과 뮤직비디오를 떠올리면 적지 않은 반향이 예상됐다.
비의 타이틀곡은 '써티 섹시(30 SEXY)'다. 30대에 다시 시작하는 비의 원숙미가 느껴지는 곡이다. 무대 위 요염한 비가 표현됐다. 일렉트로닉 힙합 장르지만 곡 도입부의 끈적끈적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춤은 절제됐지만 남성적이면서 다소 능글맞다. 뮤직비디오 속 비에게서 군 생활로 인한 3년간의 공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라 송(LA SONG)'은 과거 비를 떠올렸을 때 의외인 곡이다. 라틴 팝 장르다. 비는 이 곡에 대해 "나 아닌 무언가가 필요했다. 누군가 내게 '네 노래는 술 먹고 부를 노래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만든 곡이다. 또 월드컵 때 다 함께 즐길 수 있을 만한 곡이다"고 설명했다.
비의 6집 타이틀곡 '30 섹시'는 현재 가장 높은 순위가 9위(올레뮤직)다. 다음뮤직에서 11위, 엠넷뮤직에서는 13위, 멜론에서는 16위, 네이버뮤직에서는 33위를 기록 중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차트에 진입했으나 10위권 내 들지 못했다는 점이 걸린다.
반면 엠씨더맥스의 파장은 상당하다. 타이틀곡 '그대가 분다' 외 또 다른 앨범 수록곡 '입술의 말', '백야', '그때 우리', '하루만 빌려줘', '퇴근길', '1월', '다시 노래' 등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차트 톱10 내에 들어 이른바 '줄세우기'에 성공했다.
벌써 이들의 결과를 논하기는 이르다. 비가 직접 밝혔듯 그는 그간 '비주얼 가수'지 '리스닝 가수'는 아니었다. 아직 방송 무대가 공개되기 전인 만큼 향후 그의 음원 성적은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럼에도 엠씨더맥스와의 직·간접적인 비교를 피할 수는 없다. 엠씨더맥스가 '비주얼 가수'는 아니지만 그들 역시 메인보컬 이수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인 뒤 7년 만 컴백이다.
화제성 보다는 결국 '듣는 음악'에 대중이 귀를 기울였단 평가다. 감성적인 곡이 더욱 인기를 끄는 겨울이란 계절적 특성도 작용했으리라 여겨진다.
문제는 비의 향후 행보다. 군 복무 중 배우 김태희와의 열애, 연예 병사 복무 태만 논란, 그 외 잦은 송사에 휩싸인 그는 대중에게 미운 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혔다. 긍정적인 것은 이러한 사실을 비 자신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있다. 비가 어떻게 먹구름을 헤치고 대중의 마음을 적실 지가 관건이다.
비는 이번 앨범 성적을 예상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1위라는 것은 모든 가수의 욕심 아니겠는가. 잘 되고 싶긴 하지만 마음은 비웠다. 이를 악무니까 이가 깨지더라.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았더니 그 독기가 나에게 독이 되더라.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았다.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른, 내 처음 목표는 아버지 집 사주고,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하는 것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그 이상을 갈구하게 되더라. 이제는 목표를 정하지 말고 '그냥 살자'는 마음이다."
다만 그는 '역시 비의 색깔은 확실하다'는 말은 듣고 싶다고 했다. "<비=비>라는 공식을 세우고 싶다. '비, 죽지 않았네' 이러한 말은 사실 당연히 들을 것 같다. 그 정도는 자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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