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는 경기민감주가 뜬다는데…
입력 2014-01-01 18:33 
'선진국 경기 회복에 올라탈 경기 민감주를 주목하라.'
글로벌 경기 변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이른바 '경기민감주'를 연초 다시 담을 때라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국내 주요 수출기업 무대인 미국과 유럽 등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12월 100억달러가량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경기 회복세를 거론했다.
유로존 역시 같은 때 발표한 1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6을 기록해 2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PMI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강함을 뜻한다.
조선 화학 자동차 등 경기 민감주는 최근까지만 해도 선진국과 중국 경기 침체 속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오히려 2012년에는 유통ㆍ레저 등 내수에 밀접하게 연관된 경기 방어주가 힘을 떨쳤고 지난해에는 사실상 주도주가 실종된 채 증시 전체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선진국 경기가 반등할 것을 내다보고 경기 민감 업종 내 실적 차별화가 가능한 종목을 위주로 연초 투자에 나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화학 철강 조선 에너지 같은 경기 민감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증시 수급 주체인 외국인의 역대 1월 평균 순매수 상위 업종인데 새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개별 업종으로 나눠서 살펴본 경기 민감주에 대한 기대감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 모처럼 호황이 시작된 반도체는 올해 증시를 대표할 경기 민감주 가운데 아이콘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자동차 조선 화학 등에서도 새로운 주도주가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올해 반도체 업종은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IT업종 화두였던 모바일이 반도체에 자리를 내줄 조짐도 감지된다.
특히 2012년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조원대 큰 폭 흑자 전환이 확실시되는 SK하이닉스는 경기 민감주 부활의 상징으로 거론된다.
박영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시장이 모바일로 수요처를 넓히면서 모바일과 태블릿PC 관련 수요는 각각 64.2%, 106.1%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상승한 3조8000억원가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구조 재편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감소했지만 납품 분야가 모바일 등으로 다변화한 데 따라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선진국 경기 회복은 그야말로 '순풍에 돛단 격'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IT 제품 판매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만큼 경기 회복은 곧바로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대표적 경기 민감주로 인고의 세월을 겪어온 조선업종 역시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3대 조선사 수주 목표가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경기 회복과 맞물려 상선 시장이 살아나는 데 따라 실적이 상당 수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 실물 경제 회복과 선박금융 개선으로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본격적 실적 개선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돼 내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마찬가지로 유럽과 미국 경기 회복이 반가운 자동차업종 내에서는 완성차 업체로 올해 상반기 쏘나타 신모델이 출시되는 현대차와 부품기업 만도가 주목받는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 신형 모델을 미국과 중동에서 적극 판매에 나서고 4년 안에 유럽 시장을 공략할 신차 22종을 새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 수요 개선과 미국ㆍ중국 시장이 유지되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자동차업종은 지금과 같이 엔저가 지속되면 일단 투자를 보류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화학업종은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경기 기대감에 따른 회복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년까지 호황 국면이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에틸렌 생산시설 증설이 2% 내외에 그쳐 공급 과잉 부담도 없는 상황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제품 중 가장 빠른 반등이 예상되는 제품은 중국 자급률이 낮은 부타디엔, 모노에틸렌글리콜(MEG), 폴리에틸렌(PE) 등이다. 부타디엔, MEG, PE 매출 비중 높으며, 대규모 나프타 분해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석유화학 업황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 속도가 가장 큰 롯데케미칼이 화학업종 가운데 치고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큰 이유다.
[용환진 기자 /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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