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27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관 및 기업들이 발행한 해외채권 만기가 내년 대거 도래하는 가운데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로 발행사들이 고심하고 있다. 발행사들 사이에서는 선제조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부가 해외차입을 억제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시작되면서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발행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공기업 재무담당자는 "IB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장기로 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면서 "금리는 상승 추세지만 역사적으로 현재 금리 수준은 최저금리 상태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발행사들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선제조달은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환율 관리 차원에서 지난달 말부터 외화차입 억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기재부는 국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외화자금 실수요 증빙을 받고 있다. 외화자금을 조달할 발행사가 해당 자금을 어떠한 목적으로 쓸 것인지 당위성을 증명하면 그에 따라 신고를 받아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달러 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위스프랑화 등 기타 통화는 달러보다 금리 상승 민감도가 떨어져 통화간 금리변동성을 적절히 활용하는 발행사가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물 발행 일정을 조정해 불필요한 금리 상승을 막을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국 발행사들이 발행 일정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 측면에서도 다변화를 시키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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