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코스피 박스권 탈출 3대 조건
입력 2013-12-30 17:18 
지난 대선에서 한 후보가 본인이 집권하면 주가 3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전고점을 갱신하며 연일 활황장세를 지속한 데 비해 한국 증시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선결돼야 하는 것일까.
첫째, 글로벌 경제의 지속적 회복이 이어져야 한다. 미국 유럽 경기 회복이 지속돼야 하고, 중국이 최소 7% 이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무리 없이 구조조정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둘째, 명확한 경제 청사진 제시와 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집행돼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거시경제 정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시장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정부와 통화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며 정책을 추진해 온 점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한시적 세금 면제, 적극적 경기 부양 정책 등이 있었고, 유럽도 유동성 공급과 구제금융,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해왔다. 일본은 소위 아베노믹스를 근간으로 엔화 약세 유도와 20년 장기 디플레이션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창조경제라는 명제는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지 명확하게 시장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4차 투자활성화 계획을 정부가 발표했지만 그동안 1~3차 계획이 있었나 하는 게 시장 참여자 반응이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통해서 환율 절하와 디플레이션 탈출을 시도할 때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이야기하며 마지못해 뒤늦게 금리 인하를 시행했다. 잠재 성장률 하락, 인구 고령화, 부동산 침체, 막대한 가계부채를 감안하면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때가 늦으면 한국 경제는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셋째,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이끌 산업이 나와야 한다. 주식을 사려고 보면 살 주식이 마땅치 않다. IT는 스마트폰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자동차는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일본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위 경기민감주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대감이지 아직 실적으로 확인되지는 못했다. 내수산업은 내수경기 침체와 집값 하락,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 저조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해 보인다. 따라서 경기 순환적 호황을 기대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신산업을 일으켜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는 것이다.
[이창훈 자람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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