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공급계약 잇단 해지…태양광株 `몸살`
입력 2013-12-29 18:11 
거래 상대방의 잇따른 계약 해지 통보로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태양광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계약 해지로 인한 주가 변동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들어 주가가 3배나 뛰어올랐던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코스닥) 주가는 최근 며칠 동안 게걸음을 했다.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태양전지 장비 수주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테스는 태양광 전문업체인 스페인 이소포톤과 2010년 말 맺었던 449억원 상당 태양전지 장비 수주 계약이 해지됐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계약 당시인 2010년 매출액의 55.01%에 달하는 금액인 데다 태양전지 장비 분야에서 유럽 수출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이소포톤의 자금 상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1월 선수금을 반환해야 했고, 약속된 만기인 이달 말을 일주일 앞두고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됐다.
공장자동화 설비 전문업체 톱텍(코스닥)도 지난 24일 에스지케이아이와 신재생에너지 시범사업 일환으로 체결했던 77억원 규모 태양광발전 시스템 건설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0년 기준 매출액의 5.82%에 해당한다. 에스지케이아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주가 없던 일이 됐다.

대표적 태양광주인 OCI(코스피)의 경우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공급 계약 해지 건수가 가장 많았던 기업으로 꼽혔다. OCI는 올해 총 일곱 차례에 걸쳐 대규모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지난 4월에는 계약 상대방 우시선텍파워가 파산하면서 총 1조4000억원 규모 계약 3건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공시 이후 첫 거래일이던 4월 29일 OCI 주가는 2.13% 떨어졌다.
OCI는 이달 20일에도 일본 페로텍코퍼레이션이 경영실적 악화로 1099억원 상당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거래일인 23일 주가는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예전에 비해 계약 해지 공시의 파괴력이 약화된 것은 태양광 업황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처럼 내년 태양광 업황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작지 않다. 원용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공급 계약 해지가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했으나 최근 들어 영향이 점점 미미해지는 추세"라며 "수주가 무산된다는 것은 여전히 망하는 태양광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업황 자체가 업사이클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이제는 거의 끝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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