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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줄 사람’ 필요한 몰리나, 붙이거나 떠나거나
입력 2013-12-28 07:03  | 수정 2013-12-28 07:04
데얀이 떠나면서 이제 시선은 몰리나에게 향한다. 대형 공격수를 새로 영입해서 몰리나 옆에 붙이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몰리나를 떠나보내는 것이 나은지 저울질해야 한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최고의 골잡이 데얀이 FC서울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장쑤 세인티행을 선언했다. 2007년 인천에 입단해 K리그와 인연을 맺은 데얀은 2008년부터 서울로 이적해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다. 지금껏 그 누구도 달성치 못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득점왕 3연패를 비롯, 7시즌 동안 141골을 터뜨린 극강의 골잡이다.
데얀의 이적은 예정된 이별이었다. 스스로도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시점이다. 정규리그 우승, ACL 준우승 등 팀 성적부터 개인성적까지 많은 것을 이룬 데얀이다. 내년이면 33살이 되는 적잖은 나이와 아직은 여전한 기량을 감안했을 때 이쯤에서 파는 쪽이 FC서울로서도 유리하다. 공히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데얀이 팀을 떠나면서 이제 관심은 그의 파트너에게로 향한다. 마치 고유명사처럼 불리던 ‘데몰리션 콤비의 다른 한축 몰리나가 대상이다. FC서울 입장에서도 복잡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팀의 리빌딩과 파는 타이밍을 감안해 몰리나까지 보내는 게 유리할지 아니면 몰리나라는 공격옵션을 남기는 게 득인지 고민이 많다. 판단의 중심은, 몰리나가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몰리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도우미다. 2009년 K리그에 입문, 올해까지 5시즌 동안 몰리나가 작성한 기록은 59골55도움이다. 역대 최소경기(131경기) 50(골)-50(도움) 기록했다. 골도 돋보이나 역시 주목할 것은 어시스트 능력이다. 지난해 19개의 어시스트로 도움왕에 등극했던 몰리나는 올해도 13개를 기록했다. K리그 역사상 도움왕 2연패는 몰리나가 유일하다.
2010년 성남일화에서 12골 8도움으로 첫 20공격포인트 고지를 달성한 몰리나는 올해까지 4시즌 연속 공격포인트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 기록 역시 몰리나가 유일하다. 이렇듯 도움과 관련한 독보적인 성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도움을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줄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데얀이다.
데얀 이전에도 몰리나는 기막힌 짝이 있었다. 성남에서 뛰던 2009년과 2010년, 그의 옆에는 라돈치치라는 걸출한 골잡이가 있었다. 호흡이 무르익었던 2010년 몰리나는 8개의 도움(12골)을 기록했고 라돈치치는 13골(6도움)을 넣었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아예 데얀이라는 공격수와 몰리나라는 도우미가 합쳐진 ‘데몰리션으로 불렸다.

기막힌 왼발 킥 능력과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생각할 때 몰리나는 혼자보다는 누군가와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유용한 유형의 선수다. 몰리나 원톱보다는 빅 파트너가 있을 때 힘이 배가된다. FC서울이 고민의 중심에 놓을 대목이다.
결국 데얀이나 라돈치치 같은 대형 공격수를 새로 영입해서 몰리나 옆에 붙이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몰리나를 떠나보내는 것이 나은지 저울질해야 한다. 전자는 몰리나의 노련함과 K리그 적응력이 새로운 공격수의 뿌리내리기를 도와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후자는, 데얀보다도 1살 많은 몰리나의 나이를 고려해야한다. FC서울의 손익계산이 바쁘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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