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장 24시] 시골 노부부 한 달 난방비가 75만 원…'난방비 폭탄'
입력 2013-12-27 20:00  | 수정 2013-12-27 22:03
【 앵커멘트 】
올겨울 유난히 추운데 난방비 얼마나 내고 계시나요?
만일 한달에 70만 원 넘게 들어간다면 어떨까요?
그런데 시골에 계시는 분들은 실제로 이런 '난방비 폭탄'에 허리가 휘고 있었습니다.
조경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하계동의 20평대 아파트입니다.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날이지만, 집 안의 김선주 씨는 반소매 차림입니다.

집 안이 워낙 따뜻해서, 세 살 된 아들도 올겨울 감기에도 한 번 걸리지 않았을 정도라고 합니다.

▶ 인터뷰 : 김선주 / 서울 하계동
- "올겨울 추웠는데요. 저희는 전기장판도 안 썼고요. 한 달에 난방비 8만 원 정도로 부담없이 잘 지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한 시간 거리, 경기도 양평의 한 시골집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이곳에 사는 70대 노부부는 집 안에서도 두꺼운 옷을 껴입은 채로 생활합니다.


74살 강옥녀 씨는 이러다 남편의 뇌경색이 재발할까 봐 걱정이 되면서도, 돈 때문에 마음 놓고 보일러를 땔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아끼고 아껴도 한 달 기름 값이 75만 원이나 들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강옥녀 / 경기 양평군
- "방이 얼면 터지니까, 터지면 손해니까 13~14도 정도로 틉니다. 20도 정도 넣어야 따뜻한데 그렇게 해도 그렇게 들어가요."

시골에 사는 대부분의 노인은 이처럼 비싼 기름보일러나 LPG 보일러에 의존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난방비가 저렴한 도시가스 배관망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 지역에만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광수 /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기업들이 그런 데는 공급을 안 하는 거죠. 배관망을 깔고 도시가스를 공급했을 때 수익이 안 나고 오히려 적자를 보게 되니까요."

정부는 기름이나 LPG보다 저렴한 전기보일러 설치 비용을 한때 지원했지만, 지금은 이조차도 끊긴 상황.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 따른 겁니다.

비싼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는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에겐 이번 겨울나기가 너무나 버겁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한종호 VJ
영상편집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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