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12월 27일 금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장관들이 같은 편인 여당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가 민영화라는 프레임의 덫에 빠졌습니다. 쌀값이 정치권의 새로운 블랙홀로 떠올랐습니다. 프랜차이즈의 업종별 성적표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1. 몰매 맞는 장관들 (윤진숙, 현오석, 서승환 장관 자료)
- 보통 여권을 이야기할 때 정부·여당이라고 합니다. 정부와 여당이 한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이런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습니다.
'몰라요 장관'으로 유명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과 '답답한 부총리'라는 지적을 받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에 이어 최근엔 철도파업과 관련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새누리당의 아침 비공개회의 때는 서 장관에 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철도 파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교통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만큼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쉽게 말해서 '우리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도 나옵니다. 교수 출신의 서 장관이 이론에는 강하지만 현장 감각이 없다는 비판입니다.
마침 청와대가 개각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와 장관들로서는 어느때보다도 맘졸이는 연말이 될 것 같습니다.
2. '민영화' 프레임 전쟁
-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 듣는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리게 된다는 내용인데, 철도파업과 관련해 정부가 '민영화'라는 '프레임의 덫'에 갇혔다는 이야기입니다. 프레임이라는 건 생각의 틀을 말하는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례가 인상적입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위기에 몰린 닉슨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대파들이 쓰던 '사기꾼'이란 단어를 사용한 그 순간 모든 국민이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사업 분리는 '민영화'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정부의 대답은 "민영화가 아니다" 였습니다. 이미 국민들 머릿속에 '민영화는 요금을 올리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는데 정부가 자꾸 '민영화'라는 말을 쓰니까 여론이 더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겁니다.
정부·여당으로선 철도노조·야당과의 싸움보다 이 프레임과의 전쟁이 더 힘겨워 보입니다.
3. 쌀값 때문에…
- 여의도가 쌀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쌀 목표가격' 때문입니다. 정부는 목표가격을 정해 놓고 쌀값이 그보다 더 내려가면 차액을 일부 보상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표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농민들로서는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입니다.
이게 왜 하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나 하실 텐데요. 목표가격을 5년에 한 번씩 변경해야 하는데 마침 올해가 5년째가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여당과 농민단체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정부가 내민 금액은 1가마에 17만 4천 원인데, 농민단체는 무려 23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5년간 물가상승률에 적정 이윤을 더한 겁니다. 정부는 올해 9월 쌀값이 최고로 올랐을 때도 17만 6천 원이었는데 23만 원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쌀값 때문에 농해수위의 예산안 처리가 벽에 막히면서 전체 예산 심의도 막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여·야·정이 끝장 토론을 벌인다고 하니 결과가 주목됩니다.
4. 치킨집 189만 원
- 경기도 어렵고 취업도 안 되는데 창업이나 해볼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소식 관심 있게 보셔야겠습니다. 통계청이 사상 처음으로 프랜차이즈의 업종별 성적표를 내 놨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17만 5천 개 수준인데, 평균적으로 한 달에 2천만 원 정도의 매출에 2백만 원이 조금 넘는 수익을 거뒀습니다.
창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치킨집인데, 치킨집이 속한 숙박·음식점 업종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평균을 밑도는 189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한 달 열심히 닭을 튀겨봐야 2백만 원도 채 못 버는 겁니다. 더 문제가 심각한 건 노래방이나 스크린 골프입니다. 이들이 속해 있는 여가 업종은 한 달 수익이 겨우 119만 원이었습니다.
본사에 내는 재료비나 인건비도 부담인데, 너도나도 창업을 하다 보니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장조사를 꼼꼼히 하는 등 취업만큼 열심히 준비해야만 돈 되는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 잘 새겨들으시기 바랍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12월 27일 금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장관들이 같은 편인 여당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가 민영화라는 프레임의 덫에 빠졌습니다. 쌀값이 정치권의 새로운 블랙홀로 떠올랐습니다. 프랜차이즈의 업종별 성적표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1. 몰매 맞는 장관들 (윤진숙, 현오석, 서승환 장관 자료)
- 보통 여권을 이야기할 때 정부·여당이라고 합니다. 정부와 여당이 한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이런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습니다.
'몰라요 장관'으로 유명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과 '답답한 부총리'라는 지적을 받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에 이어 최근엔 철도파업과 관련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새누리당의 아침 비공개회의 때는 서 장관에 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철도 파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교통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만큼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쉽게 말해서 '우리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도 나옵니다. 교수 출신의 서 장관이 이론에는 강하지만 현장 감각이 없다는 비판입니다.
마침 청와대가 개각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와 장관들로서는 어느때보다도 맘졸이는 연말이 될 것 같습니다.
2. '민영화' 프레임 전쟁
-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 듣는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리게 된다는 내용인데, 철도파업과 관련해 정부가 '민영화'라는 '프레임의 덫'에 갇혔다는 이야기입니다. 프레임이라는 건 생각의 틀을 말하는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례가 인상적입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위기에 몰린 닉슨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대파들이 쓰던 '사기꾼'이란 단어를 사용한 그 순간 모든 국민이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사업 분리는 '민영화'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정부의 대답은 "민영화가 아니다" 였습니다. 이미 국민들 머릿속에 '민영화는 요금을 올리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는데 정부가 자꾸 '민영화'라는 말을 쓰니까 여론이 더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겁니다.
정부·여당으로선 철도노조·야당과의 싸움보다 이 프레임과의 전쟁이 더 힘겨워 보입니다.
3. 쌀값 때문에…
- 여의도가 쌀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쌀 목표가격' 때문입니다. 정부는 목표가격을 정해 놓고 쌀값이 그보다 더 내려가면 차액을 일부 보상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표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농민들로서는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입니다.
이게 왜 하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나 하실 텐데요. 목표가격을 5년에 한 번씩 변경해야 하는데 마침 올해가 5년째가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여당과 농민단체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정부가 내민 금액은 1가마에 17만 4천 원인데, 농민단체는 무려 23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5년간 물가상승률에 적정 이윤을 더한 겁니다. 정부는 올해 9월 쌀값이 최고로 올랐을 때도 17만 6천 원이었는데 23만 원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쌀값 때문에 농해수위의 예산안 처리가 벽에 막히면서 전체 예산 심의도 막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여·야·정이 끝장 토론을 벌인다고 하니 결과가 주목됩니다.
4. 치킨집 189만 원
- 경기도 어렵고 취업도 안 되는데 창업이나 해볼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소식 관심 있게 보셔야겠습니다. 통계청이 사상 처음으로 프랜차이즈의 업종별 성적표를 내 놨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17만 5천 개 수준인데, 평균적으로 한 달에 2천만 원 정도의 매출에 2백만 원이 조금 넘는 수익을 거뒀습니다.
창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치킨집인데, 치킨집이 속한 숙박·음식점 업종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평균을 밑도는 189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한 달 열심히 닭을 튀겨봐야 2백만 원도 채 못 버는 겁니다. 더 문제가 심각한 건 노래방이나 스크린 골프입니다. 이들이 속해 있는 여가 업종은 한 달 수익이 겨우 119만 원이었습니다.
본사에 내는 재료비나 인건비도 부담인데, 너도나도 창업을 하다 보니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장조사를 꼼꼼히 하는 등 취업만큼 열심히 준비해야만 돈 되는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 잘 새겨들으시기 바랍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